[현장에서/ 조규봉 기자] ‘갑(甲)’질 남양유업 그 후… ‘을(乙)’의 추태

[현장에서/ 조규봉 기자] ‘갑(甲)’질 남양유업 그 후… ‘을(乙)’의 추태

기사승인 2016-06-02 12:06:55
조규봉 기자

[쿠키뉴스=조규봉 기자] “갑질 하면 남양유업!” 대리점주에게 폭언을 하는 녹취록과 제품 강매 사실이 밝혀져 온 국민을 분노케 한 사건이다. 이후 남양유업은 공정위로부터 과징금을 받고 2년 연속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와중에 직원들도 회사를 많이 떠났다. 이런 회사에 더 이상 있기 싫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 사건은 약자인 ‘을(乙)’이 ‘갑(甲)의 횡포’에 맞서 승리를 거뒀던 대표 사례다. 그런데 3년 후 또 다시 남양유업 피해대리점협의회가 남양유업 본사 앞에서 시위를 했다. 남양유업이 당초 자신들과 맺은 상생협력을 어겼다는 이유에서다.

2일 10시 남양유업 본사 앞은 시끄러웠다.

남양유업 피해대리점협의회와 시민사회단체측은 “남양유업은 대국민사과와 상생협약 이후에 2년 6개월간 영업재개 방해.지연, 대리점 찢기 등으로 파산을 유발하는 등 파렴치한 악행을 저질러 오고 있다”며 “2014년~2015년에 2년동안 전체 노동자 14.3% 감원과 대리점을 착취해 2015년에는 약 250억원이 넘는 흑자를 기록했다”고 주장했다.

주장대로라면 "역시 지버릇 남 못주는 남양유업"이라는 비난을 또 다시 받을만 하다. 하지만 근래들어 을의 갑질이란 주제로 여러 행태를 보도해온 터라 이번도 혹시 그런것은 아닐까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취재결과 의구심은 맞았다. 그들의 주장은 사실과 달랐다.

도리어 을이었던 남양유업 피해대리점협의회가 갑질을 하고 있었다. 이미 한번 당해봤으니 우리의 힘을 알지 않느냐? 그러니 우리의 뜻대로 해줘라 라는 무언의 겁박도 있었다.

이번 시위를 주도한 이모씨는 2013년 7월 회사와 상생 협약을 체결한 당사자다. 남양유업은 상생기금 40억원을 포함해 100억원이 훨씬 넘는 금액을 피해대리점협의회에 지급했다. 이 과정에서 이씨는 상생기금 30억원을 개인적으로 유용하려다 협회에서 퇴출된 인물이다. 그럼에도 남양유업은
피해보상금과 위로금 등의 명목으로 수 억원을 이씨에 지급했다. 이씨의 요청에 따라 대리점의 운영권과 해당 지역의 대형마트 납품권까지 회복했다.

이후가 문제였다. 후한 보상금과 지원을 받은 후에도 이씨의 요구는 계속됐다. 이씨는 남양유업에 추가적인 지원과 혜택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요구를 들어주지 않자 또 다시 남양유업 본사 앞에 선 것이다.

갑 맛을 본 을의 추태(醜態)다.

모르는 이들은 또 남양유업이 또 갑질을 했겠거니 하겠다. 남양유업에게 갑질은 주홍글씨처럼 선명하게 남아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을의 추태는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ckb@kukinews.com "
조규봉 기자
ckb@kukinews.com
조규봉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