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서 안 먹어?” 우윳값 인하 가능성 ‘솔솔’

“비싸서 안 먹어?” 우윳값 인하 가능성 ‘솔솔’

기사승인 2016-06-29 10:23:52

그간 공급보다 소비가 적어 늘 적자와 제고누적이 심각했던 우유의 원료인 원유값이 내린다. 원유값 인하에 따라 우윳값도 인하 가능성이 보이지만, 서울우유 남양유업 매일유업 등 유업계는 이미 1+1 등의 판매형태로 가격을 상당부분 낮추는 효과를 줬기 때문에 원유값 인하에 따른 우윳값 인하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그렇다고 우윳값 인하 가능성이 아예 희박한 것은 아니다. 원재료값의 인하는 당연히 제품값에도 영향을 준다. 만약 원재료값 인하에도 불구하고 제품값을 종전가격과 동일하게 받게 된다면, 소비자들의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우유 같은 소비재는 매일먹는 식품이기 때문에 가격에 상당히 민감하다. 국민정서법에 걸려 괘씸죄를 달게 받고 쓴맛을 볼 것인지, 아니면 착한우유값으로 갈 것인지 지금부터 유업계의 눈치작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원유집유량 25% 가량을 소유하고 있는 낙농진흥회(이하 낙진회)는 28일 이사회를 열고 낙진회 소속농가에서 구입할 원유 기본가격을 전년대비 18원 인하한 ℓ당 922원으로 결정했다. 인하 가격은 오는 8월 1일부터 적용된다. 이 같은 결정은 원유가연동제에 따른 것이다.

통계청에서는 매년 5월 마지막주 금요일에 우유 생산비 증감 수치를 발표한다. 생산비가 4%가 감소했을 때는 원유값 인상을 검토하지 않지만, 4% 증가했을 경우 원유값 인상을 검토하게 된다. 올해의 경우 우유생산비는 전년대비 4% 증가했고, 이 때문에 원유값을 내리기로 결정을 한 것이다.

원유값 결정은 낙농진흥회의 원유가격조정협상위원회에서 생산자대표(3인), 유업체대표(3인), 학계대표(1인) 등이 참석해 양측이 원유기본가격 증감에 대해 합의할 때까지 협상 진행한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덜주고 더 받기 위해 매번 싸우거나 협상불발등의 부작용이 속출했다. 원유가격연동제도는 이런 낙농가와 유업계의 원유값 싸움을 합리적으로 정리하기 위해 정부가 만든 정책이다. 특히 생산비 증감분과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원유가격을 결정하는 제도로 시장이나 수급 상황보다 원유생산비에 근거해 가격을 책정한다.

원유가격연동제가 처음 실시된 2013년에는 원유 가격이 ℓ당 834원에서 940원으로 13% 상승했고 2014년과 2015년에는 동결됐다. 언급한 대로 올해의 경우 소비자물가가 상승하는 인상요인이 있었지만 우유 생산비가 줄어 가격인하가 결정됐다.

낙농진흥회는 지난 2년간 인상요인이 있음에도 가격을 인상하지 않았고 안정적 생산기반 확보를 위해 인하조정액을 16.2원으로 최소화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유가공업체는 시장자유화로 가격경쟁력이 높은 수입유제품과의 경쟁력 확보와 원유수급상황 등을 고려해 인하조정액을 19.8원으로 맞서왔다.

이에 따라 낙농진흥회는 생산자대표와 유업체대표, 학계 대표로 구성된 원유가격조정협상위원회를 설치하고 한달여간 협상을 진행해왔다. 협상의원회는 ℓ당 15원의 지난해 인상유보액과 0.7% 상승한 소비자물가 등을 고려해 현재의 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시장개방화 시대에 우리 낙농·유가공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비용절감 노력과 제도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조규봉 기자 ckb@kukinews.com

조규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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