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성의 커피소통⑤] 좋은 커피생두 구하기

[최우성의 커피소통⑤] 좋은 커피생두 구하기

기사승인 2016-06-30 10:08:16

커피를 볶기 위해서 제일 먼저 해야 하는 일은 생두(Green Beens)를 구하는 일이다. 커피 생두를 구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아도 생두를 수입해서 파는 회사들이 많고, 이들 회사 중에서 오프라인(Offline) 매장을 운영하는 곳도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으로 구입할 수도 있지만, 좋은 커피생두는 깐깐하게 찾는 것이 좋다. 좋은 커피는 좋은 생두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좋은 커피를 고르는 기준은 다음과 같다. ‘가급적 높은 지대에서 생산된 커피일 것’, ‘결점두가 적은 커피일 것’, ‘생산된 해가 일 년 이내일 것’이다.

높은 지대에서 생산되는 생두는 낮은 지대의 것보다 더 단단하다. 이 말은 커피세포의 간격이 조밀하다는 뜻이다. 높은 지대의 환경이 낮은 지대보다 더 열악하여 나무가 천천히 자라는 반면에, 종족보존을 위해 커피나무가 열매에 영양분을 더 많이 축적해두기 때문이다. 따라서 높은 지대에서 수확한 커피 맛과 향은 낮은 지대의 것보다 좋다. 따라서 더 비싼 가격으로 거래된다. 생두봉투에 SHB, HB 또는 SHG, HG로 표시되었다면 이는 생산 고도를 의미하는 것이며, ‘S’자가 붙은 쪽이 더 높은 지대에서 생산된 커피이다.

결점두(Coffee Bean Defects)가 적은 것에서부터 시작해서 등급을 나라별로 ‘NO2-6’ 나 ‘G1-6’ 등으로 구분하는데, 결점두가 적을수록 좋은 커피이다. 브라질 커피는 대부분 기계로 수확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결점두가 많이 섞여있어서 ‘NO1’은 없고 ‘NO2’부터 시작한다. 덜 익은 콩, 썩은 콩, 벌레 먹은 콩, 곰팡이 핀 콩이 섞여있을 경우 좋지 않은 커피 향을 유발함으로, 결점두는 필연적으로 골라내야 한다. 이 경우 커피를 볶는 사람이 직접 골라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수확한 년도이다. 갓 수확한 커피생두는 수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서 좋은 향미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일 년 이상 된 커피생두는 수분을 많이 잃어버려서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들다. 햅쌀이 맛있듯이 갓 수확한 햇콩(New Crop)이 더맛있는 법이다.

이제 커피생두를 직접 찾아 구입해보는 것이 어떤가? 생두매장의 위치를 확인하고 가급적 직접 방문해서 구입해보자. 여유가 된다면 커피 생산국별로 생두를 구입해서 볶아보자. 여기까지 했다면, 이제 여러분은 커피 로스터의 첫걸음을 내딛은 것이다.

글=최우성(인덕대 외래교수. 커피비평가협회(CCA) 서울 본부장, 웨슬리커피 LAB 원장)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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