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치료제 DPP4 억제제, 망막병증 악화”

“당뇨치료제 DPP4 억제제, 망막병증 악화”

기사승인 2016-07-09 01:00:00

당뇨병 치료제인 ‘DPP4 억제제’가 당뇨병의 대표적 합병증인 ‘망막병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망막병증은 대사질환인 당뇨병이 눈의 망막혈관에 순환 장애와 출혈을 유발해 시력 손상, 실명에 이르는 질환이다.

김효수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팀은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을 시행한 결과, DPP4 억제제가 망막병증 발병 위험을 1.5배 높이는 것으로 관찰됐다고 밝혔다.

DPP4 억제제는 환자가 평생 복용해야 하는 먹는 방식의 혈당강하제로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 판매량이 가장 많다. DPP4 억제제를 투여해 인슐린 분비와 관련된 인크레틴 호르몬의 효과를 증강시켜 인슐린 분비를 더욱 촉진하는 방식이다. 국내에 유통중인 약물로는 가브스, 자누비아, 온글라이자, 트라젠타 등이 대표적이다.

그동안 이 약제에 대한 수많은 임상연구가 수행됐지만, 망막병증에 대한 부작용 평가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DPP4 억제제를 쥐에 투약한 결과 망막 혈관에서 혈액 등이 새어 나오는 누수현상이 가짜약(위약)을 투약한 쥐보다 3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당뇨를 유발한 쥐에서는 망막병증이 1.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DPP4 억제제가 혈당을 낮추는 역할뿐만 아니라 혈관투과성과 신생혈관 생성을 증가시키는 ‘SDF-1α’ 물질의 분해도 억제하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김효수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당뇨병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으로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며 “그러나 인간의 세포를 사용하는 체외실험이 함께 진행된 만큼 환자에게 그대로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DPP4 억제제를 투약하고 있는 환자는 망막병증에 대한 검사를 정기적으로 시행하고 만약 망막병증이 심해졌다면 증상이 더 악화되기 전에 다른 약제로 변경하는 것이 안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DPP4 억제제 투약이 망막병증 이외에 심부전, 호흡곤란 등을 악화시키는 현상에 대한 국제적인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국제적으로 수행된 대규모 임상연구에서도 DPP4 억제제를 투약한 당뇨병 환자들의 심부전으로 입원하는 경우가 현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며 “DPP4 억제제가 폐혈관 투과성을 증가시켜 폐부종과 심부전을 유발한다는 가설이 제시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만 “호흡곤란이 악화하는 증상 역시 아직 원인이 명확하지 않지만, 허파 모세혈관 누수현상이 원인일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런 연구결과를 제약산업계에 적용한다면 합병증 위험을 높이지 않는 신약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과학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 7월호에 게재됐다.

장윤형 기자 newsroo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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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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