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국내 자동차 시장이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올해 국내 자동차시장 연간 규모는 2013년 이후 3년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전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해외 자동차 시장까지 하반기 성장률이 상반기 대비 낮아질 전망이다.
21일 현대자동차그룹 산하 글로벌경영연구소(구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가 공개한 '2016년 하반기 경영환경 전망'에 따르면 자동차 내수 상반기 9.0% 성장했지만 하반기엔 8.7% 감소할 전망이다.
올 상반기 국내 자동차 시장은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과 국산 신차 판매 호조세에 힘입어 93만대가 판매돼 전년 동기 대비 9.0%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 성장률 9.0%는 지난 2010년 상반기에 16.2%의 성장률을 보인 이래 최대 수준이다.
하지만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 국내 자동차 시장 상황은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경영연구소는 하반기 국내 자동차 시장이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와 경기 부진 영향으로 89만대 판매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8.7%, 상반기 대비 4.8% 감소할 것으로 내다 봤다.
정부가 하반기 경기 활성화를 위해 노후 경유차 폐차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를 통한 판매 순증 효과는 3만대에 그쳐 판매 하락세는 극복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올해 국내판매 총계는 182만대를 기록, 전년 대비 0.5% 감소하게 될 전망이다.
국내뿐 아니라 하반기 글로벌 자동차 시장도 동반 침체가 예상됨에 따라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수출 전선에 비상등이 켜졌다.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은 지난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107만대가 늘어난 4374만대를 기록, 2.5%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유럽과 중국이 각각 9.1%의 성장률을 나타내며 전체 성장을 견인했다. 하지만 미국은 성장률 1.5%로 저성장을 이어간데다가 브라질과 러시아는 각각 -25.1%와 -14.1%로 지속적인 하향세를 보였다.
하반기에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상반기보다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경영연구소 관계자는 “하반기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4452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2.2%의 성장률을 기록, 상반기 성장률 대비 0.3% 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된 원인으로는 글로벌 저성장이 고착화된 가운데 브렉시트 이후 불확실성이 커지고 신흥시장 부진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상반기 9% 대 성장률을 나타낸 유럽시장은 브렉시트 결정 이후 소비 심리 위축으로 하반기에 0.7% 밖에 성장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자동차 수출 감소에도 다행히 내수가 성장해 주면서 버텨낼 수 있었지만 하반기에는 내수, 수출 동반감소로 경영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며 “자동차 산업은 전후방 연관 산업 효과로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큰 만큼 국가적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훈 기자 ho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