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아지는 설 자리… 수입과자에 내밀린 국산과자 해법은?

좁아지는 설 자리… 수입과자에 내밀린 국산과자 해법은?

위생 논란에도 ‘가격 부담’

기사승인 2016-07-25 17:53:47

수입과자 매출과 유입물량이 불어나면서 국산과자의 설 곳이 줄어들고 있다. 국내 제과업체들은 관세 역차별과 수입과자의 위생문제 등을 지적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업계에서는 국산과자의 부정적인 인식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세계과자전문점은 전국에 약 600여개. 수입과자를 취급하는 온라인쇼핑몰까지 더한다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관세청은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된 과자류는 지난 2005년 6만6000톤에서 지난해 12만1000톤으로 10년 사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고 밝혔다. 2012년 3억5131만달러였던 규모 역시 지난해 4억8678만달러로 38.56% 증가했다. 수입량이 늘면서 대형마트 기준 전년 동기 대비 매출도 평균 22.9% 신장했다.

◇ ‘가성비’ 역행과 가격저항선

최근 국내 제과업체가 줄줄이 가격인상을 단행하면서 가격과 관련된 소비자들의 저항심리는 더 커졌다. 업계에서는 판관비와 물류비, 인건비 등 원가압박을 가격상승의 이유로 내세웠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서울 성동구 왕십리에 거주하는 문모(26)씨는 “‘가성비’가 좋지 않다”면서 “먹던 입맛이 있어 자주 구매하는 편이지만 가격이 부담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입과자를 즐겨 먹는 편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많이 저렴하다고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수입과자와의 가격경쟁에서 힘이 부치는 큰 이유를 관세로 꼽았다. 수입과자와 세율적용이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수입과자의 경우 ‘완제품’으로 한 번의 관세만 적용되지만, 원자재를 수입해 국내에서 제조 판매하는 국산과자의 경우 원자재마다 각각 관세가 붙어 제조단가가 다르다는 것이 이유다.

한 제과업체 관계자는 “가격경쟁보다는 신제품 출시와 연구개발 투자로 품질적인 부분에서 우위를 점해야 하지만 쉽지 않다”면서 “당장의 영업이익과 거리가 있어 좁아진 국내 제과시장 상황 상 과감한 투자를 결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상 올 상반기 국내 제과업계 4사의 연구개발비용 투자비용은 평균 매출액 대비 0.3% 가량에 불과했다.

◇ 위생 문제는 현실… ‘그래도 부담’

수입과자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제기됐던 위생문제는 여전하다.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회수와 판매중지 처분을 내린 총 88건 중 31.8%인 28건이 수입과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는 병행수입업체가 많고 직접 구매하는 개인 소비자가 많아 통관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유통기간이 지난 수입과자의 표기를 지워 판매한 수입과자점을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업계관계자는 “수입과자의 경우 국내법의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제조일자와 유통기한을 표기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국내에 들어올 때 ‘6개월’ 등 유통기한을 임의로 붙여 시중에 팔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배를 통해 우리나라까지 들어오는 운반기간까지 더한다면 위험도는 더욱 증가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가격과 품질 등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먼저 해소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위생불안보다 가격 부담이 더 크게 체감된다고 말한다. 서울 신림동에 사는 김(29)모씨는 “가격이 부담돼 수입과자점을 즐겨 찾는 편”이라면서 “위생과 관련된 부분도 크게 체감되는 것은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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