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과민성방광, 삶 전반에 영향 끼쳐

[건강 칼럼] 과민성방광, 삶 전반에 영향 끼쳐

기사승인 2016-08-10 13:39:06

시험, 면접 등 중요한 일을 앞두고 갑자기 소변이 마려웠던 적이 한 번쯤 있을 것이다. 화장실을 찾거나 가기 어려운 상황에서 밀려오는 소변이 마려운 듯한 느낌, 상상만해도 진땀이 난다. 이를 매일 경험해야 한다면 어떨까? 실제 그런 불편 속에서 살고 있다면 과민성방광을 의심해봐야 한다.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소변이 마려운 ‘요절박’ 증상은 과민성방광의 대표 증상이다. 대개 하루에 8번 이상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소변이 마려운 ‘빈뇨’나, 자다가 소변 때문에 두 번 이상 깨는 ‘야간뇨’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노화와 신경이상, 대사증후군, 스트레스 등이 배뇨기능에 영향을 미쳐 생기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과민성방광은 삶 전반에 악영향을 끼친다. 요실금과 더불어 일상생활에 불편을 야기하는 대표적인 비뇨기계 질환이다. 웃거나 기침할 때 소변이 새는 ‘복압성 요실금’ 보다 과민성방광이 있을 때 삶의 질이 더 낮다는 보고도 있다수시로 나타나는 요절박 때문에 일상생활에 집중하기 어렵고, 야간뇨로 만성피로가 생기거나 수면의 질이 낮아지기 쉽다.

증상에 대한 불안감과 수치심은 성생활, 사회생활에도 큰 지장을 준다. 자연스레 작업능력이나 업무 생산성도 떨어지고 심한 경우 사회생활이 불가능해지기도 한다. 대한비뇨기과학회(회장 주명수)와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회장 오승준) 조사에 따르면 40대 이상 남성 환자 일부는 과민성방광 증상으로 조기은퇴를 고려하거나 퇴사 권유를 당하는 등 심각한 고충을 겪고 있다고 나타났다정신적 건강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실제 과민성방광 환자 10명 중 3명 정도가 우울증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토록 일상생활을 어렵게 하는 심각한 질환이지만 “과민성방광은 수치심을 느낄 일이 전혀 아니며, 치료하면 된다”고 말하고 싶다.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증상을 충분히 개선할 수 있는 질환이다. 일차적인 치료법은 방광근육의 수축을 억제해 방광의 압력을 감소시키는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다. 이 때 방광 기능을 개선하는 행동치료도 병행한다. 시간표에 따라 배뇨하며 올바른 배뇨습관을 기르는 ‘주기적 배뇨법’, 방광을 자극하는 카페인 함유 식품과 자극적인 음식을 제한하는 ‘생활습관 개선’ 등이 있다.

최근에는 약물치료로 인해 입이 마르거나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등의 부작용이 있는 경우나, 약물로 큰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를 대상으로 ‘보톡스 주사법’도 시행하고 있다. 보툴리눔 톡신을 방광 근육에 주입해 방광의 과도한 수축을 억제하는 방식이다. 한 번 주사하면 효과가 약 6~8개월 동안 지속된다. 30분 정도의 비교적 짧은 시간으로 환자의 부담도 적다.

과민성방광은 감추면 감출수록 삶을 망가뜨린다. 신체적, 정신적 건강과 일상생활이 망가지기 전에 반드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따라서, 질환이 의심스러운 순간 비뇨기과를 찾아야 한다. 지금이 삶을 지키는 골든 타임일 수 있다. 비뇨기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치료를 받고 소중한 일상을 영위하기를 바란다.

글·건양대병원 비뇨기과 장영섭 교수

장윤형 기자
newsroom@kukinews.com
장윤형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