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탄산음료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트렌드인 웰빙과 정부의 당류저감종합계획이 무색할 정도다. 업계에서는 폭염으로 인한 배달음식 증가는 물론, ‘불황’ 덕으로 보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탄산시장 규모는 9362억원. 2013년 8486억원에서 10.3% 증가한 수치다. 올 상반기도 전년 동기 대비 5% 이상 성장세를 보였다. 탄산음료군에는 콜라와 사이다를 비롯해 과일, 우유 탄산음료가 포함돼있다.
업계에서는 특유의 청량감과 다른 음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대체할 수 있는 상품의 부재가 탄산음료시장 신장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2년 사이 400% 이상 성장한 탄산수 시장이 대체재로 보기도 하지만, 시장에서 소비자들은 두 제품군을 확연히 구분하는 소비형태를 보이고 있다.
탄산수 시장은 지난 2013년 143억원에서 지난해 800억으로 성장했다. 탄산수가 탄산음료의 대체라면 두 시장의 동반 성장은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에서는 폭염으로 인한 탄산음료 자체의 수요 증가와 배달음식 매출 증가로 3분기 역시 탄산음료시장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일찍 찾아온 폭염과 올림픽을 맞아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의 배달 수요는 크게 늘었다. 탄산음료가 함께 배달되는 대표적인 배달음식인 피자, 치킨 등 프랜차이즈의 경우 평균 10% 이상 매출이 뛰었고, 배달 건수도 최대 150% 이상 늘었다.
◇ 지속된 불황에… 무색한 정부 정책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4월 국민건강을 기치로 내 건 당류저감종합계획을 발표했다. 당류 적정 섭취 유도와 당류 섭취량을 1일 열량의 10% 이내로 줄이는 내용을 골자로 했다. 우리나라 성인남녀 평균 일일 당 섭취량은 65.1g으로 기준치인 50g를 초과하고 있다. 당시 식약처는 탄산음료 등을 과당 섭취 원인으로 지목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가공식품으로 인한 당 섭취량이 열량의 10%를 넘는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비만 위험률은 39%, 당뇨는 41% 더 높다.
지난해 11월에는 서울시가 시청과 구청, 보건소 등 240개 공공기관 청사에 배치된 자판기에서 탄산음료 판매를 제한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연말까지 이행률을 10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사실상 탄산음료의 퇴출 선고다.
업계관계자는 “불황이 길어질수록 탄산음료가 잘 팔린다는 속설 아닌 속설이 있다”면서 “㎖ 당 가격이 기타 음료에 비해 낮은 만큼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