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원 부회장, 평소 자기관리 철두철미했던 사람”

“이인원 부회장, 평소 자기관리 철두철미했던 사람”

기사승인 2016-08-26 10:26:46



[쿠키뉴스=조규봉 기자]

“이인원이 어디갔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평소 이인원 롯데쇼핑 부회장(69)을 챙기며 하는 말이다. 이인원 부회장에 대해 신격호 회장은 각별했다. 신동빈 롯데회장을 최측근에서 보좌한 것도 그 때문이다.

그룹의 컨트롤타워 격인 정책본부 수장으로, 총수 일가와 그룹 대소사는 물론 계열사 경영까지 총괄했던 이인원 롯데쇼핑 부회장이 목을 매는 일이 발생했다. 롯데그룹은 현재 업무마비상태로 충격에 휩싸였다.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이인원 부회장은 자기관리가 아주 철두철미 했던 사람을 통한다. 롯데쇼핑 사장 시절 주변 청탁도 많았다. 그런데 이 부회장은 청탁과 관련해서는 아예 눈을 감고 못본척 할 정도였다고 한다.

청탁과 관련해 이런 일이 있었다. 이 부회장은 경북대 사대부고를 졸업했다. 평소 대학 때 절친했던 동기로부터 롯데마트에 납품 청탁이 들어온다. 아주 절친한 동기의 청탁이니 들어줄 줄 알았던 게 주변의 시각이었지만 이 부회장은 과감히 거절한다. 그러면서 그저 마트 담당 직원을 소개시켜줄 순 있다라고 선을 긋는다.

보통 롯데쇼핑 부회장 정도면 롯데마트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내 친구가 마트에 납품을 하고 싶어하는데 들어줘라’라고 하며 들어줄 수밖에 없는 게 한국사회의 청탁문화이자, 정서다. 이 부회장은 과감히 그런 청탁을 깼던 사람이었다.

그 일로 절친한 동기이자 친구는 시쳇말로 삐지는 게 되고, 이 부회장과는 연락도 안할 정도로 친구지간의 우정에 금이 가기도 했다.

이렇게 철두철미하고 친구의 청탁까지도 거절했던 이 부회장이 오늘 아침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다. 롯데그룹의 2인자이자 사실상 실세의 죽음 앞에 롯데는 충격에 휩싸였다. 너무 급작스런 일이라 이에 대한 그룹 입장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6일 오전 7시 10분께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산책로 한 가로수에 이인원 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이 넥타이와 스카프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운동 중이던 주민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시신 옷 안에서 발견된 신분증으로 미뤄, 시신은 이 부회장으로 추정되나 경찰은 더 정확한 신원확인을 위해 지문을 분석하고 있다. 현장 인근에서 발견된 이 부회장 차 안에서는 유서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자살 동기를 밝히기 위해 유서 내용을 분석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유족들은 “전날 오후 9시∼10시경 운동하러 간다며 외출했다가 귀가하지 않았다” 전했다.

한편 롯데그룹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이날 오전 9시 30분 이 부회장을 횡령·배임 등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었다.

ckb@kukinews.com

조규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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