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장윤형 기자] 생후 2개월여 만에 뇌사 상태에 빠진 아기가 신장 기증을 통해 만성콩팥병으로 6년 여간 투석 생활을 해 온 여성에게 신장을 기증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장기이식센터 이태승 교수는 지난해 뇌사 상태에 빠진 생후 73일 된 영아의 신장을 천모 양에게 이식하는데 성공했으며 이 아기는 국내 최연소 신장이식 공여자로 기록되었다고 밝혔다.
출생 직후 머리 혈종(血腫)이 있던 아기는 자연적인 회복을 기대하였으나 두개내출혈이 악화되면서 치료에 최선을 다했음에도 수술이 불가한 상태로 결국 뇌사에 빠졌고, 이후 부모가 장기기증이라는 어려운 결심을 밝혀 뇌파검사와 뇌사조사 등을 거쳐 최종 뇌사상태로 판정되었다.
이교수는 정밀 검사를 거친 뒤 신장 2개를 천모 양에게 이식했으며 1년여가 지난 현재 신장 기능 수치인 크레아티닌 농도가 0.9㎎/dL(정상수치 0.7~1.4㎎/dL)를 보이는 등 매우 양호한 상태로 건강히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영아의 신장을 성인에게 이식하는 경우 콩팥 두 개와 주변 혈관을 함께 이식하게 되는데 아기의 혈관은 매우 가늘어 섬세하고 정교한 혈관 문합 술기가 요구되고, 기증한 신장이 안정적으로 위치할 수 있도록 비틀림이 없이 혈관을 연결해야하는 어려운 수술이다.
수술을 집도한 분당서울대병원 장기이식센터장 이태승 교수는 “아기의 부모님께서 고결한 마음으로 장기기증을 결심해주신 것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며, “장기기증은 마음 아픈 선택이지만, 동시에 사랑하는 사람의 생명이 끝나지 않고 머무르게 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떠났지만 남은’ 아기의 짧지만 아름다운 생을 보다 많은 분들께서 기억하고, 그 숭고함을 본받게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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