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LG V20, 오디오·카메라 성능은 충분하다...이제 마케팅 싸움

[체험기] LG V20, 오디오·카메라 성능은 충분하다...이제 마케팅 싸움

기사승인 2016-09-08 08:31:36


[쿠키뉴스=구현화 기자] V20는 고화질 카메라·캠과 고음질 스피커·녹음기를 스마트폰에 녹여낸 LG전자의 야심작이다. 전작에는 전면에만, G5에는 후면에만 장착됐던 광각카메라를 이제는 전후면에 모두 달았다. LG 가전에서 트윈워시, 듀얼에어컨을 내놓은 것처럼 휴대폰에서도 ‘결합’의 테마에 맞게 모든 기능을 스마트폰 하나에 녹여냈다. 단가 상승을 감수하고서라도 '프리미엄 폰'이라는 타이틀에 맞게 품질을 높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V20이 출시된 7일 LG전자 서초R&D센터에서 V20을 직접 만져봤다. 전작인 V10과 비교하면 디자인은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 LG전자의 대표 패블릿폰답게 폰이 매우 컸다. 수치적으로 크기는 전작과 비슷하지만 올웨이즈온 기능 창을 더 넓게 적용해서 군더더기 제품 커버가 줄어 더욱 커 보였다. 실제로 쥐어 보니 큰 데 비해서는 그립감이 나쁘지 않았다. V20은 메탈 바디를 사용했다. 색깔은 티탄, 실버와 핑크 3가지. 외장은 일반 스마트폰과 비슷했고 카메라 튀어나옴이 전작보다 조금 덜해져 매끈한 느낌을 주었다. 

지난 V10에서와 마찬가지로 음악을 듣는 기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하다. 내장 클래식 음악을 재생시키자 바흐의 피아노 선율이 흐르는데 바로 앞에서 연주한 듯 생생했다. V20에 세계 최초로 탑재된 ‘쿼드 댁(DAC, 디지털-아날로그 변환기)’ 덕분이다. 

이번에 LG전자가 삽입한 4개의 덱은 싱글 덱 대비 잡음을 최대 50%까지 줄여 원음에 가까운 소리를 제공한다. 특히 이 같은 오디오는 클래식을 들을 때 최대화된다. 현악기 줄에 활이 닿는 소리, 기타줄의 미세한 떨림까지 느낄 수 있을 정도라고 LG전자는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음악을 듣는 클래식 동호인이나 락 음악 동호인들에게서는 V20이 괜찮은 선택지로 보인다. 

녹음 기능도 압도적으로 강화됐다. 일반 녹음기능 외에 고음질 녹음기능을 터치하자 음량 조절(Gain)와 음역대(Hz), 최대 볼륨 제한(Limiter)를 정할 수 있어 마치 스튜디오를 옮겨다 놓은 듯했다. 소비자는 직접 다운받은 MR을 틀고 자신이 싱크 조절을 하면서 스튜디오처럼 녹음할 수 있다.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기능에 반할 만하다. 콘서트에서 원하는 음악을 녹음할 때도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다. 

사진과 동영상에는 일반 모드와 전문가 모드를 따로 두어 화이트밸런스(WB), 감도(ISO)를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다. 전작에서 그 범위가 넓어 놀라움을 자아냈던 화이트밸런스 기능은 여전했다. 다양한 색감의 컬러뿐 아니라 흑백 등 컬러 필터를 7개 두어 다양한 색감으로 찍을 수 있게 됐다. 하이파이 비디오 레코딩도 24비트 음질로 담을 수 있었다. 전작에서 구현되었던 3분할 동영상 및 3분할 사진도 찍을 수 있다. 광각 카메라는 전후면에 모두 적용되어 손쉽게 셀카뿐 아니라 단체 사진도 찍을 수 있게 됐다. 

특히 V20에서 LG전자와 구글과의 협업은 더욱 강화됐다. V20에 세계 최초로 안드로이드앱 ‘누가’가 탑재됐다. 갤럭시노트7만 해도 업그레이드를 해야 했지만 V20은 굳이 업그레이드할 필요 없이 누가를 체험할 수 있다. 누가는 속도가 조금 더 빠르고 듀얼 창 모드를 지원한다. 즉, 음악을 듣다가 메시지가 오면 바로 분할된 창이 떠서 직접 답장을 보낼 수 있도록 사용자 편의성을 강화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UI)도 좀 더 아이폰스럽게, 심플하게 바뀌었다. 

어플리케이션 관리자라고 할 수 있는 구글 인앱스(in apps)는 마치 안드로이드 어플리케이션 마켓인 플레이스토어처럼 사용할 수 있었다. 들어가자 바로 구글 메일인 지메일(gmail)이 연동되고 휴대폰에 깔린 모든 앱을 검색할 수 있다. 이 같은 구글의 기능은 LG전자 스마트폰에서 최초로 구현된 것이기도 하다. 구글의 메일이나 캘린더를 주로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V20을 매우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또 올웨이즈온 기능도 강화해 기존 한글이 7~8자가 들어갔다면 이번에는 15개 글자가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넓혔다. 올웨이즈온은 화면이 꺼져도 최근에 사용한 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올웨이즈온 기능은 경쟁사들도 지속적으로 따라올 정도로 각광받는 기술이다. 

V10과 G5의 연이은 흥행 저조로 자신감을 잃은 LG전자가 V20으로 회복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LG전자도 흥행 여부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는 듯했다. V20은 이 같은 우려를 극복해내기 위해 절치부심한 모델로서 멀티미디어 기술만으로 치면 현존하는 최고의 스마트폰으로 보였다. 

하지만 마케팅이 과연 이를 일반 고객들을 위해 모두 녹여낼 수 있을지가 고민되는 지점이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 고객이 스마트폰에서 전문적 기술을 원하는지를 살펴보면 이는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일반 고객들을 잡기에는 너무 설명이 많이 필요하다. 더 많은 소비자들을 위해서라면 좀 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가져갈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제 공은 마케팅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경쟁작인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은 모든 사용자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홍채인식과 방수기능 만으로도 많은 화젯거리를 몰고 온 것을 상기할 만하다. 일반 소비자들이 자신의 스마트폰에 들어 있는 모든 내장 기능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V20의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아 앞으로 시장 동향을 보고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