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탄산 이어 장미향까지’ 진화하는 소주

‘과일·탄산 이어 장미향까지’ 진화하는 소주

기사승인 2016-09-07 18:19:42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술을 즐기는 문화가 확대되면서 소주도 점차 모습을 바꾸고 있다. 지난해 급격히 신장했던 과일맛 저도주와 탄산주의 신장이 정체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안정기에 접어들며 하나의 주류 카테고리로 자리 잡았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향수회사와 협업을 통해 향을 덧입힌 ‘꽃소주’도 시험 출시를 앞두고 있어 소주의 가변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상반기 주류소비·섭취 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성인 1회 평균 음주량은 맥주 기준 4.9잔, 소주 6.1잔, 탁주 3.0잔으로 나타났다. 각각 5.6잔, 6.4잔, 3.2잔이던 지난 2013년에 비해 줄어든 수치다.

하루에 소주 1병 이상을 마시는 고위험음주자 비중도 2013년 82.5%에서 올 상반기 58.3%로 30% 가까이 줄어들었다. 업계에서는 가볍게 술을 즐기는 문화가 확대된 것과 소주를 베이스로 한 과일소주와 탄산주가 주를 이룬 것을 이유로 꼽고 있다.

실제로 음용량이 감소한 소주와 맥주에 비해 리큐르 1회 음주량은 2013년 2.2잔에서 올 상반기 6.0잔으로 세 배 가까이 뛰었다. 소주가 ‘난 자리’에 소주 베이스 리큐르인 과일저도주와 탄산주가 들어선 셈이다.

일선 술집 등에서 자체적으로 제조해 판매했던 과일 소주가 하나의 주류 카테고리로 자리매김한 것은 지난해 3월 롯데주류가 ‘순하리 처음처럼’을 출시하면서부터다. 알코올 도수를 14도로 낮추고 과일 향을 첨가한 이 제품은 출시 한 달 만에 100만병을, 5~6월 사이 1800명 판매고를 올렸다. 뒤이어 무학이 ‘좋은 데이 컬러 시리즈’를, 하이트진로도 ‘자몽에이슬’을 출시하며 과일소주시장을 키웠다.

6~7월 사이 7000만병이 판매되며 최고점을 찍은 과일소주는 10월 이후 1500만병 수준으로 급락했지만 탄산주의 등장으로 저도주 트렌드는 지속됐다. 지난해 9월 보해양조의 부라더#소다는 과일소주의 알코올 도수 14도보다 훨씬 낮은 3도로 출시됐다. 도수가 낮아 알코올 특유의 향이 없는 대신 소다와 탄산을 넣어 ‘알코올음료’ 소주로 만들었다. 국순당은 3도 탄산막걸리 ‘아이싱’을, 롯데주류도 4.5도의 ‘설중매 매실소다’ 등을 연이어 출시했다.

업계관계자는 “과거 30도가 넘는 독주였던 소주가 점차 도수를 내린 데 이어 5도 이하 저도주가 확산되는 것은 하나의 사회현상”이라면서 “마시고 취하는 문화에서 즐기는 문화로 바뀌어가는 만큼 다양한 형태의 소주가 선보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 저도·맛 이어 ‘향’까지… 진화하는 소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보해양조는 8일부터 프랑스 조향(調香)회사인 ‘IFF'와 협업을 통해 소주에 장미 향기를 입힌 ‘꽃소주(가칭)’ 생산에 들어간다. IFF는 불가리 등에 향수 원액을 납품하는 회사다. 보해양조는 역취가 없고 목 넘김이 부드러운 위스키에서 착안해 소주에 향을 입히기로 결정했다.

알코올 도수는 기존 과일소주와 비슷한 14~15도로 출시는 추석 이후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식출시가 아닌 시장반응확인을 위한 테스트 출시다.

보해양조 관계자는 “장미 추출액을 전량 프랑스에서 수입하는 만큼 원가 상승요인이 있지만 출고가는 기존 소주와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면서 “아직 장미 이외에 다른 향 제품 출시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akgn@kukinews.com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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