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창원·구미공장이 여기에?’ 최첨단 설비 자랑하는 LG 러시아법인 공장 가보니

[르포] ‘창원·구미공장이 여기에?’ 최첨단 설비 자랑하는 LG 러시아법인 공장 가보니

기사승인 2016-09-08 09:18:17


[러시아(루자)/쿠키뉴스=구현화 기자] 5일 빗속에 찾은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위성도시인 루자에 위치한 LG루자공장. 여기서 러시아에 팔리는 모든 LG가전제품이 생산된다. 들어서 보니 LG창원공장과 비슷한 깔끔한 외관이 인상적이었다. LG전자 세탁기, 냉장고 등 주요 가전들도 전시돼 있었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약 78km 떨어진 루자 공장은 약 47만600제곱미터의 부지에 TV 생산동, 냉장고와 세탁기를 생산하는 생활가전동과 관리동, 복지동, 6개 업체에 달하는 협력업체동이 함께 있다. TV 모니터는 5개 라인으로 연간 케파가 420만대에 이른다. 냉장고는 1개 라인으로 케파는 72만대, 세탁기는 2개 라인으로 140만대다. TV와 냉장고 등은 90%가 러시아에서 소비되며 약 10% 정도만 유럽으로 나간다. 러시아 시장에서 바쁘게 판매되는 LG 가전의 위력을 알 수 있었다. 

가장 먼저 찾은 C동은 창고로 막 출하 직전 제품을 모은 곳이었다. 여기에 세탁기와 냉장고는 출하 전 물량 약 3만대를 보관할 수 있고, TV는 5000대를 보관할 수 있다. 이곳에서 공장 안을 빼곡히 채운 거대한 물량에 가장 먼저 놀랐다. 

가장 먼저 B동(가전생산동) 냉장고 라인에 들어서니 생소한 러시아 알파벳이 써 있는 팻말이 눈에 보였다. 하얀 피부에 노란 머리의 벽안의 모델 남녀가 조립 라인에 늘어서 있었다. 제품 타입은 러시아에서 선호하는 유럽형 상냉장도 하냉동 냉장고다. 백색 모델과 메탈 모델이 2:1의 비율로 혼류생산을 하고 있었다. 단열과 수분 제거를 위해 철판 인터페이스 사이에 발포액을 주입하고 다시 빼내는 등 꼼꼼함을 더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냉장고의 경우 크기가 조금 다를 뿐 내장이 대부분 같아 혼류생산을 실시한다”며 “껍데기를 먼저 만들고 안을 채우고 나서 플러그를 꼽고 도어를 다는 형태는 창원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세탁기는 월 10만대가 생산되고 있다. 유럽형 드럼식이다. 한국과 달리 러시아는 가구 사이즈가 작아서 24인치가 주력이다. 쇳덩어리에서 점점 모습을 갖추어 테두리까지 마감되는 절차가 눈 깜짝 할 사이였다. 냉장고와 세탁기를 생산하는 국내 창원공장에서처럼 신속하고 발빠르게 움직이는 절차가 비슷했다. 

A동 TV 라인은 구미공장과 거의 유사한 형태의 최첨단 시설이었다. 폴란드에 있는 LG디스플레이 공장에서 모듈을 들여오면 이 모듈을 자동 스크류 체결기로 나사가 자동으로 박아진다. 이 시스템을 도입한 공장은 창원에 이어 러시아가 두 번째다. 이 외에도 껍데기 부품을 번거롭게 아래로 옮기지 않고 공중으로 흘러오게 하는 공중라인(입체라인) 등 최신 시설을 그대로 옮겨놓았다. 

디스플레이가 들어오면 뒷 기판에 나사와 함께 박히고 플러그가 꼽히며 채널 검사, 화면 검사 등을 거쳐 포장에 이른다. 포장 시에도 기판을 포장이 쉽게 180도로 돌려 주는 장치도 구미공장의 자동화 장치와 비슷했다. 43인치의 소형 TV가 이런 과정을 거쳐 뚝딱 만들어졌다. 이 공장은 최단 8초 만에 TV 한 대를 만들어낸다. 

TV 라인 한켠에는 따로 에이징 검사실이 있다. 창원처럼 일주일간 에이징(aging)을 거쳐 품질 검사를 실시한다. 품질 검사까지 하는 방식 또한 구미공장과 비슷하다. 품질 검사로 하나의 제품도 오류나지 않게 하겠다는 장인정신이다. 

생산직 러시아 직원들은 상당히 꼼꼼하고 책임감 있게 일한다는 평가다. 이곳 직원들은 사회주의 체제의 영향을 받아 인권이나 노동자 권리를 당당하게 요구하면서도 '일 못한다' 소리를 수치스러워할 만큼 성실하고 열심히 하는 분위기라고 공장 관계자는 전했다. 한 번 일하면 좀처럼 교체되는 일이 없는 만큼 충성심도 높다. 

송대현 LG전자 러시아법인장 부사장은 “향후 이 공장에서 LG시그니처 라인도 생산할 예정”이라며 “공장을 만들 2006년 당시 창원공장의 설비들을 그대로 들여왔고, 향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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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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