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이 묘하다?’ 알뜰하지 않은 ‘알뜰주유소’

‘기름값이 묘하다?’ 알뜰하지 않은 ‘알뜰주유소’

기사승인 2016-09-27 10:57:45

[쿠키뉴스=조규봉 기자] ‘기름값이 묘하다’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발언으로 시작된 알뜰주유소 정책은 대통령 말 한마디에 정부가 시장에 개입한 정책이다. 하지만 기름값의 60% 이상을 세금이 차지하는 구조에 대한 고려 없이 시작된 정책은 기름값 인하보다는 2,886개의 주유소가 휴폐업하는 등 시장 과잉을 초래해 재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김경수 의원(경남 김해을, 산업자원통상위원회)이 산업부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알뜰 주유소 정책이 시작된 2012년 이후 총 2,886개의 주유소가 휴폐업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2011년 대통령 발언 당시 국제유가는 배럴당 93.85달러(두바이유 기준)였으나 9월 23일 현재 기준으로 배럴당 43.39달러(두바이유 기준)로 53% 이상 인하되었다. 반면 국내 휘발유가는 2011년 보통휘발유 기준으로 1,823.81원이었으나 9월 23일 현재 1,407.83으로 23%밖에 인하되지 않았다.

정부는 대통령의 ‘기름값이 묘하다’는 발언을 시작으로 최중경 당시 지경부 장관은 “내가 회계사 자격증이 있다. 직접 기름 원가계산을 해보려 한다”는 등 등 드라이브를 걸었으나 결국 정유사의 폭리나 담합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어서 등장한 후속 조치가 바로 ‘알뜰주유소’ 정책이다. 당시 정부는 한국석유공사에 알뜰주유소 사업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정유 4사 과점체제인 석유유통 시장에 진입해 유가안정을 도모하겠다고 사업 추진 배경을 밝혔다.

하지만, 기름값 중 세금이 60% 이상을 차지하는 구조에서 알뜰주유소는 정책목표 달성이 애당초 어려운 정책이었음이 국제유가와 국내 기름값을 비교했을 때 분명히 드러난다고 김경수의원은 설명했다.

정부는 국제유가 변동과 관계없는 안정적 재정 수입을 위해 유류세를 가격에 따라 세율을 부과하는 종가세 방식이 아닌 리터당 부과하는 종량세 방식을 택하고 있어 리터당 745.89원은 항상 세금으로 고정되어 있다. 이러한 세금 부과 방식이 국제유가 인하에 따른 국내 기름 값 인하를 막고 있는 것이다. 반면, 석유공사는 알뜰주유소 정책을 위해 연간 10억 원 이상의 인건비를 지출하며 상설조직으로 18명의 인원을 투입하고 있어, 사업 목적이 석유공사의 외연 확대로 변질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다.

김경수 의원은 “알뜰주유소 정책은 정부의 무리한 시장개입이다. 이로 인해 휴폐업 하는 주유소가 늘어난 것에 대한 분명한 평가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ckb@kukinews.com

조규봉 기자
ckb@kukinews.com
조규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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