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돈 훔쳐 3억 탕진, 도박자금 빌려주는 청소년 사채업까지 '횡행'

부모 돈 훔쳐 3억 탕진, 도박자금 빌려주는 청소년 사채업까지 '횡행'

기사승인 2016-09-27 11:02:21

[쿠키뉴스=조규봉 기자]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로 온라인 불법 도박이 성인은 물론 청소년들 사이에서까지 성행하고 있다. 최근 한 청소년은 도박자금 마련을 위해 부모님 돈을 훔쳐 3억을 탕진했고, 또 도박자금을 빌려주는 청소년 사채업까지 횡행하는 등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낳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신동근 의원(인천서구을)이 온라인 사설 불법 스포츠토토 도박 사이트를 직접 확인한 결과, 구글과 페이스북, 트위터 등 검색엔진과 SNS에 ‘사설 토토’, ‘사설 배팅’, ‘사다리 게임’, ‘홀짝’ 으로 검색어를 입력하여 손쉽게 온라인 불법 스포츠토토 도박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었다. 가입 후 로그인까지 단 1분도 소요되지 않았다.

또한, 접속한 불법 도박 사이트에서 안내하는 회원가입 절차에 따라 추천인코드, 이름, ID, 비밀번호, 휴대폰, 통장 계좌번호를 넣어 가입버튼을 누르자 기재한 전화번호로 전화가 걸려왔고, 본인인증이나 성인인증이 아닌 사이트 이용법, 사이버머니 충전법, 그리고 베팅한 금액을 현금으로 환전하는 방법을 알려줬다.

특히, 합법적 스포츠토토 베팅금액이 최대 100,000원인 것과 달리 사설 스포츠토토 베팅금액은 평균적으로 최대 1,000,000원까지 가능했다. 경기결과에 따라 최대배당 받을 수 있는 금액은 5,000,000원이지만, 별도 본인확인 절차가 없는 만큼 중복가입하면 무한에 가까운 배당금액을 챙길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사이트들은 불법 스포츠토토 종목 외에도 사다리, 홀짝 등 미니게임도 운영하고 있었다. 청소년들이 즐긴다는 ‘사다리’ 미니게임은 5분 간격으로 24시간 동안 총 288회 진행되고, 베팅과 최대배당금액은 사설 스포츠토토와 동일했다. 스마트폰을 통해 장소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실시간 베팅과 5분 내에 결과가 나오는 만큼 심각한 도박 중독이 우려된다.

이에 따라 신동근 의원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 제출받은 ‘2013년 ~ 2015년(온라인)불법 도박 감시신고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온라인 불법 도박에 대한 신고접수 및 자체모니터링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사이트 차단 등 심의의뢰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반면 온라인 불법 도박 사이트를 뿌리 뽑는 운영자 적발로 이어지는 경찰 수사의뢰 요청은 2014년 744건에서 2015년 80건으로 대폭 감소했다.

이처럼 경찰 수사의뢰가 감소한 이유를 사행위에 문의한 결과 “지난해부터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자라는 직접적 증거와 함께 수사의뢰를 하라는 경찰 측 구두요청이 있어 운영자 파악이 가능한 경우만 수사의뢰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감시기관과 수사기관 모두 불법 도박 사이트를 근절하기 위한 적극적 의지가 없음이 드러났다.
 
신동근 의원은 “언론에서 온라인 불법 도박 실태를 접하고 직접 확인해본 결과 검색에서 회원가입까지 단 1분도 걸리지 않아 충격적”이었다며 “더 큰 문제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별도 장소, 인증 절차 없이 청소년들이 불법 도박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심각한 우려를 내비쳤다. 이어 “사행위가 불법 도박 사이트를 근절하기 위해 수사기관인 경찰과 적극적으로 공조하기는커녕 경찰 탓을 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온라인 불법 도박 사이트에 빠진 청소년들이 도박자금 마련을 위한 2차 범죄로 이어지는 만큼 제도적 근절대책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ckb@kukinews.com

조규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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