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수입맥주의 약진과 국내시장 축소로 설 자리를 잃던 위스키가 와인에게까지 밀려 수입규모가 3위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업계에서는 2030세대를 잡기 위한 저도위스키 등을 출시하고 대대적인 마케팅을 벌이는 한편 맥주 성수기인 여름 이후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최근 관세청에 따르면 올 1월부터 8월까지의 와인 수입액은 약 1367억8884만원을 기록하며 전체 수입주류 중 가장 많았다. 맥주는 1273억212만원으로 위스키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2000년대 후반 연간 2196억원 규모였던 위스키는 1185억6204만원으로 절반 가까이 급락하며 3위로 주저앉았다.
시장 규모도 줄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 1조원 이상이었던 국내 위스키 시장은 점차 줄어 현재 7000억원대 정도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판매량도 2008년 이후 7년 연속 감소하는 추세다. 2010년 1.4%, 2011년 4.8% 정도로 소폭 감소하던 전년 대비 위스키 판매량은 2013년 11.4%, 2013년 12.8% 하락하며 위축되기 시작했다.
♢ 위스키 ‘난’ 자리에 ‘든’ 와인·수입맥주
같은 기간 와인과 수입맥주는 몸집을 불렸다. 2000년 218억2824만원 수준이었던 와인은 2007년 1655억2350만원으로 658.2% 급증했다. 지난해는 2084억1137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2% 신장했다.
2000년 55억2294만원 수준이던 맥주 수입액은 2011년 641억7810만원으로, 지난해에는 1557억6228만원으로 크게 올랐다. 예년보다 여름이 일렀던 올해 1~8월 맥주 수입액은 1273억212만원으로 지난해 전체 수입량의 80%에 가까운 양을 기록했다. 지난해 수입량을 2000년에 비교하면 16년 만에 2720% 이상 폭등한 수치다.
관련업계에서는 독주를 기피하고 즐기는 주류문화가 번지면서 저도 위스키를 출시해 반등을 노리고 있다.
롯데주류는 지난 1982년 출시됐던 ‘조우’커를 업그레이드한 알코올도수 25도와 30도의 저도 위스키 '블랙조커' 2종을 출시했다. 위스키 도수가 20도대로 내려간 것은 처음이다.
골든블루도 36.5도의 저도 화이트위스키 ‘팬텀 더 화이트’를 선보였다. 위스키와 꼬냑으로 대표되는 ‘브라운 스피릿’의 뛰어난 품질과 맛을 기반으로 무색 투명한 보드카, 진, 럼 등 ‘화이트 스피릿’스타일을 공존시켜 상대적으로 위스키와 거리가 먼 2030세대를 잡겠다는 계획이다.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도 지난 4월 숙성 연산을 표기한 36.5도의 ‘그린자켓’을 선보였다. 100% 캐나다산 원액을 사용하고 블렌딩을 통해 향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류 문화가 바뀌고 지난해부터 탄산주, 과일소주 등 저도주가 인기를 끌면서 상대적으로 위스키 시장이 위축된 것도 사실”이라면서 “맥주 성수기인 여름이 지나는 만큼 저도 위스키의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