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규봉 기자] 작가 안준홍의 작업은 특별함을 드러낸다. 어디서 본 듯한 작업이 낯설지 않고 끌림으로 다가서게 하는 이유는 특별함이 주는 편안함이다.
낙서 같기도 하고 만화 같기도 하지만 회화로서 골격을 갖춘 안작가의 작품은 미국의 바스키아를 연상케 하여 한국의 바스키아라고 한다.
표현주의적 작품에 담긴 주제는 공동체이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낯선 형상들은 변이된 사람과 동 식물들이 공존하고 꾸물꾸물 거리는 벌레들은 벌레가 아닌 인간의 모습일 수 있다.
무겁지 않은 주제로 누구나 한번은 그려 본 듯 한 낙서 같은 것이 그림으로 드러내고 있기에 처음 접한 사람들에게는 쉽고 재미있으며 작가의 영혼이 맑고 투명하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90년대 활동한 별을 그린 강용대 작가처럼 단신이며, 또 어린왕자 같은 순수함이 묻어난 작품이기에 감동이 크다.
안작가의 작품이 대중의 생각에 따라 물들지 않고 유행이나 시대에 섞이지 않았던 것은 성장을 확장하지 않고 멈춘 상태에서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더 폭넓게 새로운 미술 사조를 형성하려는 경계를 보여 주고 있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
김숙경 평론가는 안준홍 작가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론한다.
“안준홍의 작업은 사회적 삶의 억압과 부자유를 직설적으로 언급하거나 정치 지배논리에 의한 현대사회의 허위의식을 드러내려는 비판적 시도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그는 인간의 존재성에 관해 대사회적 탐구방식을 취하기보다는 이러한 문제를 자신의 세계 안으로 깊숙이 가져 들어가 걸러내는 '자기화 방식'을 보인다.
이는 이미지의 이야기 전개에 있어 동일시 동화를 통한 체험의 상황에 몰입하는 것으로, 안준홍은 사이버 커뮤니티와 그 안에서 구현된 인공적인 자신(Avatar)을 하나의 사건 현상에 대입하여 현실의 제약을 벗어난 제도적 삶의 은유와 풍자를 구현하고 있다. (중략) 친구, 가족, 대화, 사랑은 현대의 일상에 관해 안준홍이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가치와 화해의 모습이다. 이는 인간이 유아기를 지나 사회화되는 과정에서 수없이 들어온 것이며, 사회적 고독과 소회를 치유할 수 있는 보편적인 존재와 관계함을 지시한다. 그의 이미지가 기형의 괴이한 성격을 띰에도 폭넓은 세대의 심리적 공감을 이끌어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단편동화를 읽는 듯 한 그의 그림들은 친밀한 기억과 상상을 동시에 불러일으키고 해학이 유도하는 삶의 긍정적 의미는 그것이 부재 시 혼란과 존재의 괴리를 가져오는 감성과 인간관계의 가장 일반적인 사항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작가 안준홍은 대구 대학교 회화과와 한성대학교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였으며 8회 개인전을 종로구 평창동 금보성 아트센터에서 10월 16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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