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복 손빨래하는 소방관들”

“방화복 손빨래하는 소방관들”

기사승인 2016-09-30 18:14:55

[쿠키뉴스=조규봉 기자] 국민안전처가 방화복 세탁 지침을 통해 전용 세탁기를 활용하도록 권장하면서도 정작 이를 보유한 소방관서는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박성중 의원(새누리당, 서울 서초을)이 국민안전처로부터 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소방관서 464곳의 방화복 전용세탁기 보유 현황을 살펴본 결과, 이 중 겨우 24곳(5%)만 전용세탁기를 활용하고 있었다. 그나마 서울과 경기는 각각 14대, 10대를 보유했지만 인천에 위치한 소방관서들에는 전용세탁기가 한 대도 없었다.

국민안전처의 방화복 세탁 내부 지침에는 전용세탁기와 손세탁 관리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하지만 전용세탁기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은 상황에서 결국 대부분의 소방관들은 자신의 방화복을 직접 손빨래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다.

이런 문제 지적에 소방관계자는 “최근 출시된 세탁기는 속도 조절이 가능해 방화복을 넣어도 장비 훼손에 큰 문제가 없다”고 답변했다.

미국 방화복 관리 규정인 NFPA 1851에 따르면, 어쩔 수 없이 방화복을 일반 세탁기를 활용할 경우라도 세탁봉이 있는 구형 세탁기는 가급적 자제하고,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사용할 경우에는 세탁봉에 의한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세탁 주머니(laundry bag)을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소방관서에서 보유한 세탁기중 최신 드럼세탁기와 방화복 전용세탁기 비율은 17.5%에 불과하다. 나머지 82.5%의 세탁기는 세탁봉이 있는 통돌이 세탁기다.

미국과 같은 방화복 관리 규정이나 지침이 없는 상황에서 결국 방화복 전용세탁기가 없는 대부분의 소방관들은 손빨래를 하거나 통돌이 세탁기에 넣어 훼손된 방화복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박성중 의원은 “화재의 최전선에서 노력하는 소방관들의 방화복 세탁 및 관리가 부실한 상황”이라며 “정부는 방화복 전용세탁기와 관련한 계획을 세워 내년 예산에 반영토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ckb@kukinews.com

조규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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