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장윤형 기자] 서울대병원이 고(故) 백남기씨의 사망진단서 논란과 관련해 “병사가 맞다”고 발표했다. 다만 병원 측은 “담당교수가 일반적인 사망진단서 작성 지침과 다르게 작성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혀 논란이 재점화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병원 특별위원회(특위) 위원장인 서울대 의대 이윤성 교수는 3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백남기씨 사망진단서에 사망 종류를 ‘병사’로 분류한 것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 “담당교수가 일반적인 사망진단서 작성 지침과 다르게 작성했음을 확인했다”며 “다만 다르게 작성된 것은 분명하나 담당교수가 주치의로서 헌신적인 진료를 시행했으며 임상적으로 특수한 상황에 대해 진정성을 가지고 작성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위는 또한 “일반적인 지침과 다르게 기재한 것은 맞다”면서도 “담당의사에게 어떠한 외압이나 강요는 없었고 담당의사는 오로지 자신의 의학적 판단에 따랐으며 사망진단서는 담당교수의 지시에 따라 담당 전공의가 작성하였음을 확인했다”고 선을 그었다. 서울대병원의 백남기씨 주치의는 백선하 교수(신경외과장)였다.
한편 서울대병원에서 백남기씨 사인에 대해 ‘병사’라고 밝히면서 또 다시 논란이 재점화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울대병원은 사망진단서의 ‘병사’ 기재로 부검 가능성을 열어줬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으며, 이후 외압 작용 의혹 등이 제기되자 이를 위해 해명에 나섰다.
백씨 사망진단서에는 선행사인이 급성 경막하출혈, 중간선행사인이 급성신부전증, 직접사인이 심폐기능정지로 돼 있다. 그러나 백씨는 지난해 11월14일 민중총궐기 현장에서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사망한 것이기 때문에 병사가 아닌 외인사가 돼야 하며, 공식 사인도 급성 경막하출혈로 기록돼야 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는 대한의사협회(의협) 규정에도 나와있다. 의협 '진단서 등 작성·교부 지침'에 따르면 사망의 종류는 대개 원사인에 따라 결정된다. 백씨의 경우 직접적 사인이 심폐기능정지이더라도 사망에 이르게 된 원인이 선행사인 '급성 경막하출혈'에 따라 '외인사'로 분류해야 한다.
이와 관련, 주요 대학 의대생들도 백남기씨 사인 기재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대 의대 재학생 102명은 지난달 30일 ‘선배님들께 의사의 길을 묻습니다’란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외상의 합병증으로 질병이 발생해 사망했으면 외상 후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더라도 사망의 종류는 외인사”라며 “이것은 법의학 강의에서 배운 내용”이라고 밝혔다.
논란이 커지자 서울대병원은 지난 2일 특위를 구성해 백씨의 사망진단서 문제를 재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위원장은 법의학자로 알려진 이윤성 서울대병원 법의학교실 교수가 선임됐다. 이외에도 위원으로 오창완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및 서울대 의대 신경외과학교실 주임교수), 윤영호 교수(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 이상민 교수(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이하정 교수(서울대 병원 신장내과) 등으로 구성됐다. 박 대통령의 주치의였던 서창석 원장은 외압 논란으로 위원에서 배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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