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구현화 기자] 소비자들이 백화점은 살 물건을 확인해 보는 쇼룸(showroom)으로, 아울렛은 실제 구매하는 곳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나타났다. 다양한 유통채널들이 선보이는 가운데 선택권이 넓어져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를 따지는 똑똑한 소비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5일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 2016년에 백화점 또는 아울렛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전국 만 19세~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백화점 및 아울렛 이용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소비자들이 백화점과 아울렛을 찾는 목적이 확연하게 다른 것으로 조사됐다. 백화점은 구매할 물건을 미리 확인해보러 가지만, 아울렛은 직접 구매를 위해 가는 경우가 많았다.
우선 올해 백화점을 찾은 경험이 있는 소비자(전체 90.6%)를 대상으로 백화점 방문 이유를 살펴본 결과, 구매할 제품을 직접 확인해보고 싶고(43.9%, 중복응답), 구경하는 재미가 있어서(41.7%) 백화점을 찾았다는 응답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 구입의 목적으로만 백화점을 방문하는 소비자들이 그만큼 줄어든 것으로 보여진다.
쇼핑 이외에 나들이나 데이트(28.6%)를 하기 위한 목적으로 백화점에 가는 소비자들도 많은 편이었다. 물론 제품의 구매를 위해 백화점을 방문하는 소비자도 적지 않았지만, 주로 세일 기간이라서 이용했거나(31.1%), 정품을 구입하고 싶어서(28%) 찾는 등 ‘조건’이 뒤따르는 모습이었다.
이 중 세일기간에 찾는다는 응답은 50대(36.4%)에서 많았다. 한편 백화점에서 가장 많이 구입하는 제품은 패션의류(37.9%, 중복응답)였다. 그 다음으로는 화장품(32%)과 잡화/슈즈(31.2%), 스포츠/아웃도어 의류(28.8%)를 많이 구입하고 있었다.
반면 올해 아울렛을 찾은 소비자(전체 52.7%)들의 방문 이유를 살펴보면, 저렴하게 제품을 구매하기 위한 목적이 매우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었다.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고(45.7%, 중복응답), 유명 브랜드 제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어서(44.4%) 아울렛을 방문했다는 응답이 가장 많은 것이다.
구경하는 재미가 있고(38.9%), 쇼핑 외 나들이 및 데이트를 즐기기 위해(35.1%) 아울렛을 찾는 소비자들도 많았지만, 그보다는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서 아울렛에 방문하는 목적이 보다 뚜렷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밖에 구매할 제품을 직접 확인해보고 싶고(30.4%), 판매되는 제품의 종류가 다양해서(30%) 아울렛을 찾았다는 소비자들이 뒤를 이었다. 아울렛에서 주로 구매하는 제품은 패션의류(50.1%, 중복응답)와 스포츠/아웃도어 의류(48.6%)였다.
백화점의 이용은 많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되었다. 백화점 방문자의 47.6%가 백화점을 찾는 빈도가 과거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응답한 가운데, 백화점 방문이 줄어든 편이라는 의견이 44.2%에 달했다.
반면 과거 대비 백화점 방문이 증가했다는 응답은 8.3%에 불과했다. 예전보다 백화점을 찾는 빈도가 줄어들었다는 소비자는 주로 30대 이상(20대 27.7%, 30대 45.6%, 40대 41.6%, 50대 50.4%)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었으며, 백화점 방문 빈도가 증가했다는 응답은 20대 소비자(17.6%)에게서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었다. 백화점 이용이 줄어든 원인은 백화점을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유통채널의 등장과 관련이 있었다.
백화점 방문이 줄어들었다고 밝힌 소비자 대부분이 백화점 말고도 다른 곳에서 싸고 좋은 제품을 구매할 수 있고(61%, 중복응답), 모바일 쇼핑이나 해외직구, 소셜커머스 등 다양한 유통채널이 새로 생겨났다(42.3%)는 점을 이유로 꼽은 것이다.
백화점에서 팔았던 이월제품을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곳이 많아졌다(34%)는 의견도 비슷한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다. 그밖에 경기침체로 인해 쇼핑할 여유가 없고(29%), 계획에 없던 지출을 자꾸 하게 돼서(24%) 예전처럼 백화점을 가지 않는다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백화점을 대신하여 많이 찾는 유통채널은 소셜커머스(54%, 중복응답)로, 특히 젊은 층(20대 69.7%, 30대 70.2%)의 이동이 뚜렷했다. 백화점 인터넷몰(38.3%)과 상설할인매장(35.3%), 아울렛(28.5%)도 백화점 대신 많이 이용하는 쇼핑채널이었다. 반면 과거보다 백화점 방문이 증가했다고 응답한 소비자들은 그로 인해 방문이 감소한 유통채널로, 지하상가 매장(49.3%, 중복응답)과 상설할인매장(33.3%), 재래시장(33.3%) 등을 주로 꼽았다.
백화점과는 다르게 아울렛을 찾는 소비자의 발걸음은 좀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렛 방문 빈도가 과거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의견이 이용자의 54.8%로 가장 많은 가운데, 과거보다 방문이 증가했다는 응답(25.8%)이 감소했다는 응답(19.4%)보다 우세했다.
과거에 비해 아울렛 이용이 증가한 소비자들은 주로 20대(30.5%)에서 많은 편이었다. 아울렛을 많이 찾게 되면서 이용이 줄어든 유통채널로는 백화점(55.1%, 중복응답)이 첫손에 꼽혔다. 앞서 백화점의 방문 빈도가 줄어든 원인으로 다양한 유통채널의 등장을 많이 꼽았었는데, 아울렛의 성장도 백화점 이용 감소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지하상가 매장(25.7%)과 재래시장(22.8%), 백화점 인터넷몰(21.3%)도 아울렛의 방문 빈도가 증가하면서, 이용이 줄어든 대표적인 유통채널이었다.
아울렛 대신에 자주 찾는 유통채널로는 소셜커머스(59.8%, 중복응답)를 꼽는 소비자들이 가장 많았다. 백화점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아울렛도 소셜커머스의 성장에 위협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을 해볼 수 있으며, 역시 젊은 세대(20대 72.2%, 30대 76.5%)의 소셜커머스로의 이탈이 많다는 점이 눈에 띈다. 백화점 인터넷몰(26.5%)과 상설할인매장(18.6%), SPA브랜드매장(18.6%) 등을 아울렛 대신에 이용하는 소비자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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