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HDC신라면세점,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 특허면적 논란

[단독] HDC신라면세점,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 특허면적 논란

기사승인 2016-10-06 18:08:43

[쿠키뉴스=조규봉 기자] ‘샤넬·에르메스·루이뷔통’ 등 해외 명품 브랜드들은 콧대 높기로 유명하다. 백화점이나 면세점에 이들 브랜드가 입점할 경우 곧바로 매출이 몇 배 이상 오르기 때문이다. 백화점·면세점업체들이 명품 브랜드들의 온갖 갑(甲)질에도 불구하고, ‘명품 유치’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면세점사업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수요보다 공급이 넘쳐나 ‘황금알을 낳는 사업’이란 말도 이젠 옛말이다. 지난해 특허를 취득한 면세점들 대부분이 올 상반기 줄줄이 적자의 쓴맛을 봤다.

그런데 면세점업계는 여전히 특허 취득에만 혈안이 돼 있다. 내수가 포화상태에 이르자 적자에도 불구하고 면세점을 돌파구로 삼은 것이다. 때문에 관세청 심사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지키지 못할 공약이라도 마치 다 할 것처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매출 효자 역할을 하는 명품브랜드의 유치를 자신한다든가, 매장크기로 해외 관광객 유치에 적극성을 보이는 것도 예사다.

면세점 특허권 추가 허용의 정부 취지는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 적극 유치를 위해 우리나라 면세산업의 품격을 한 단계 올리겠다는 것이다.

품격 있는 면세산업을 위해 면세점 업체들은 명품브랜드의 입점과 매장크기 등으로 정부안의 취지에 맞는 승부를 띄울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논란과 의혹이 난무한다. 바로 HDC신라면세점(합작사: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 얘기다.

HDC신라면세점은 지난 4일 시내면세점 특허신청서를 제출한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아이파크타워(사진 위) 1층에서 6층까지 약 1만3000㎡(약 3,900평) 공간을 면세점으로 조성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취재진이 아이파크타워 일반건축물대장(사진 아래)을 확인한 결과 실제 아이파크타워 1~6층까지의 연면적은 7,400㎡(약2,239평)에 불과했다. 서울 시내면세점 연면적과 특허면적의 비율(약 75%)을 적용해보면 특허면적은 5,521㎡(약 1,670평) 수준이다. 여기에 창고,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고객동선 등의 공용면적까지 제외하면 HDC신라면세점 아이파크타워점의 매장면적은 4,500㎡(약 1,275평) 정도다.

특히 건물 모양이 작은 사다리꼴 모양으로, 건물 한쪽 폭의 길이가 1~4층까지는 20m 인데다, 5~6층까지는 그보다 더 작은 12m에 불과해 고객 동선이나 창고, 에스컬레이터·엘레베이터 등 공용면적을 제외하면 현실적으로 매장 구성이 불가능하다. 정부의 품격 있는 면세점사업 기본 취지에도 어긋난다. 이를 두고 면세점 업계에선 ‘꼬마면세점’ 후보지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면세점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명품 브랜드 규격에도 현격히 모자라는 수준이다. 루이비통 등 주요 명품 브랜드의 경우 보통 매장 폭이 15~20m에 달한다는 점에서 명품 브랜드 입점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명품업계의 설명이다.

삼성동 해당 지역 인근에는 매장 면적이 작고, 명품 브랜드가 적은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이 있다. 새로 들어서는 면세점은 이를 보완할 수 있어야 한다 게 업계의 중론이다.

HDC신라면세점은 올 초 관세청의 서울 시내면세점 추가 특허 발표를 직전까지 ‘반대’를 주장했지만 정작 ‘3차 면세점 대전’에 참여했다. 아이파크타워를 기존 업무시설을 상업시설로 전환해 면세점 부지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면적을 부풀리는 바람에 위기에 처하게 됐다.

한편 HDC신라면세점은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아이파크타워 건물을 증축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ckb@kukinews.com

조규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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