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나침반] 전립선비대증 자가 치료, 위험천만

[건강 나침반] 전립선비대증 자가 치료, 위험천만

기사승인 2016-10-24 10:59:55

글: 대전 연합비뇨기과 윤율로 원장

[쿠키 건강칼럼] 진료실에서 전립선비대증 환자를 만나보면 초기에 비교적 쉬운 치료가 가능한 시점에 병원을 찾는 환자는 매우 드물다. 대부분 증상이 많이 악화되어 일상생활이 곤란할 정도가 되어서야 찾거나, 부인의 성화로 찾은 심각한 상황인 경우가 많다. 그밖에 대표적인 유형이 자가치료를 하다가 질환이 악화되고 이로 인한 다른 문제까지 동반되어 찾는 경우가 있다.

직장생활을 오래 해온 K(56)씨는 건강 관련 정보는 모두 챙겨 볼 정도로 관심이 많고, 비교적 의학정보에 밝았다. 그에 따라 평소 운동이나 식생활도 잘 관리하는 건강한 중년에 속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전립선비대증을 피해가기는 어려워 증상이 나타나자 전립선 비대증에 좋다고 광고하는 건강기능식품을 잔뜩 들여놓고 먹기 시작했다. 많은 비용을 내고 오랜 기간 꾸준히 복용했는데 증상은 더욱 악화되어 병원을 찾은 것이다. K와 같은 환자 케이스는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전립선비대증을 여전히 감추고 싶은 병으로 여겨, 병원을 찾거나 주변에 상의하지 않고 혼자 조용히 해결해보겠다고 생각하는 탓이다.

‘전립선비대증’은 전립선의 크기가 비대해지면서 요도를 막아 소변 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으로 40대 이후부터 서서히 나타나 60대의 60~70%에서 나타나고, 70대 이상의 남성이라면 거의 모든 남성에게 나타날 수 있는 질환이다.

이렇게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이다 보니 암암리에 공유되는 민간요법이나 관련된 건강기능식품도 다양하다. 증상이 악화되어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정확한 진단과 치료 전 선택하는 자가치료 중에는 톱야자열매(소팔메토) 추출물을 원료로 한 건강기능식품이나 온열치료기를 사용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검증된 치료효과가 없다. 유력 의학지인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에 실린 연구 결과를 보면 건강기능식품은 일시적인 위약 효과만 있을 뿐 장기적으로 복용하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전립선 부위를 따뜻하게 치료한다는 온열치료기도 환자가 스스로 치료하기엔 역부족이다. 시중에 판매되는 온열치료기는 공산품일 뿐 의료기기로 허가 받지 못한 제품이 많아 치료용으로 쓰이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병원에서 사용하는 치료용 온열치료기는 전립샘의 온도만 정교하게 올려주고, 전문적인 의술을 통해 치료하기 때문에 가정용으로 시판되는 제품과는 차이가 있다.

병원에서도 사용하는 치료 방법이라고 생각해 자가치료를 하는 경우 치료효과는 없고, 화상을 입을 우려도 있다.

전립선비대증은 초기부터 근본치료가 중요하다. 질환의 원인이 노화와 남성호르몬 불균형에 의해 비대해진 전립선이 소변을 배출하는 통로인 요도를 압박하는 것이기 때문에 호르몬 불균형을 해결 할 수 있는 약 복용이 우선이다. 약을 복용하면 전립선의 성장을 멈추고 원래 크기의 70∼80%로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약물 복용은 중단하는 일 없이 최소 6개월 이상 지속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증상이 호전되었다고 판단해 임의로 약물을 끊으면 증상이 재발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치료 효과가 있어 전립선 크기가 줄어들면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해 하루 평균 소변 횟수가 최대 10회까지도 증가해 괴롭히던 ‘빈뇨’ 증상이나, 절박뇨, 야간뇨 등 소변 불편 증상도 개선 될 수 있다.

초기에 비뇨기과를 찾아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은 합병증 예방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전립선비대증을 단순 소변 불편 증상으로 알고 방치하면 방광이 늘어지고 수축력이 약해져 요로감염, 요폐 등의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한데, 오래 방치한 경우는 수술 후에도 방광이 회복 불가능하게 돼 만성적으로 소변을 보지 못하게 될 수 있어 빠른 시간 내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만약 소변이상 증상이 있어 병원을 내원하게 되면 전립선암 검사를 함께 받는 것도 추천된다. 초기 특별한 증상을 보이지 않는 전립선암은 전립선비대증 검사 도중 우연히 발견되는 일이 많은데, 검사를 소홀히 하면 치료 시기를 놓칠 위험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전립선비대증 검사에는 전립선암 검사도 포함돼 있어, 1년에 한 번씩 두 가지 질병을 동시에 확인하는 것이 좋다. 전립선암은 초기에 발견돼 치료하면 예후가 좋은 질환이기 때문에 증상이 없다고 해서 방치하다 병을 키우지 말고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전립선비대증이 나타날 때 남성은 위축되기 쉽지만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 있는 흔한 질환으로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좋다. 확인되지 않은 민간요법이나 건강기능식품, 온열치료 등은 치료가 용이한 초기 중요한 시기를 놓치게 하는 요소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하고 가장 빠른 시기 병원을 방문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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