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진 ‘호남 쟁탈전’…민주, 재보선 ‘사활’ 조국혁신당 본격 견제

판 커진 ‘호남 쟁탈전’…민주, 재보선 ‘사활’ 조국혁신당 본격 견제

“조국, 민주당이 호남 큰집이라더니 집안싸움 주도”
민주, 중앙당 차원 선거 지원 확대…‘현장 최고위·호남 살이’
일부 호남 지역서 후보 지지율 ‘박빙’ 나오자 적극 대응
혁신당 “민주당 네거티브 선 넘어…잘하고 있단 뜻으로 생각”

기사승인 2024-09-21 06:00:08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개원식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0·16 기초단체장 재·보궐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간의 신경전이 갈수록 가열되고 있는 양상이다. 

주철현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불과 반년 전 조국 혁신당 대표는 창당 직후 호남을 찾아 큰집이자 본진이라 할 수 있는 민주당과 항상 손잡고 연대하겠다고 단언했다”며 “그랬던 조 대표가 자신의 고향인 부산은 내팽개치고 엉뚱하게 민주당 본산인 전남에서 민주당을 상대로 집안싸움을 주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권 심판을 위해 야심 차게 창당한 조 대표와 민주당에 대한 네거티브를 서슴지 않는 조 대표가 모두 동일인이다. 국민들은 어느 쪽이 진짜 조 대표인지 혼란스러워할 것”이라며 “지금은 진보 진영이 똘똘 뭉쳐서 외연을 확장하고 윤석열 정권의 독재·폭주를 막는 데 집중할 때다. (창당 당시) 윤 정권에 맞서는 쇄빙선을 자임했던 초심을 되돌아보라”고 덧붙였다. 

전남도당위원장이기도 한 주 최고위원이 ‘전남의 큰 집은 민주당’이라는 조 대표의 발언을 인용한 것은 ‘텃밭’ 호남에서 민주당의 정통성을 강조하고, 조직력에 있어 우위에 있음을 확고히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호남 한달살이’에 들어간 조 대표를 의식한 듯 중앙당 차원에서 재·보궐선거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명선 민주당 재·보궐선거 지원단장은 “조 대표가 영광에서 한 달 살기를 하고 있는데 민주당도 한준호·정청래·박지원 의원 같은 분들이 한 달 살기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도 오는 23일 전남 영광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열고 24일에는 전남 곡성을 방문하는 등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한 선거 지원에 나선다.

당초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 시도당위원회를 중심으로 선거를 치르자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영광군 등 일부 지역에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와 혁신당 후보가 오차 범위 내 박빙을 벌이고 있다는 결과가 나오자 민주당이 적극 대응하는 것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리얼미터가 남도일보·아시아경제·뉴스1 의뢰로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전남 영광군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6명 대상으로 실시한 영광군수 후보 지지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조국혁신당 장현 후보가 30.3%, 민주당 장세일 후보가 29.8%를 기록하는 등 오차범위 내 박빙 양상을 보였다. (95% 신뢰수준 ±4.4%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한편 혁신당은 이번  재·보궐선거를 통해 대중정당으로 가는 교두보로 삼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당력을 총집중하고 있다. 조 대표는 이달 중순부터 호남에서 ‘월세살이’를 하며 직접 바닥 민심 다지기에 나섰다. 신장식 의원도 전남 곡성에 방을 얻어 지난 7일부터 서울로 출퇴근하며 곡성 군민들을 만나고 있다. 혁신당은 호남 현장 최고위원회 개최는 물론 오는 25일에는 곡성에서 당내 조직인 탄추위(탄핵추진위원회) 회의도 개최할 예정이다. 

혁신당은 민주당의 견제에 대해 “혁신당에 대한 민주당의 비난이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다”면서도 “민주당 지도부의 비난은 혁신당이  재·보궐선거에서 잘하고 있다는 좋은 뜻으로 새기겠다”고 맞받았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권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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