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것도 서러운데...사회 편견으로 괴로운 환자들

아픈 것도 서러운데...사회 편견으로 괴로운 환자들

기사승인 2016-11-07 11:24:13

[쿠키뉴스=장윤형 기자] “내 질환보다 더 서러운 것이 바로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입니다.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주었으면 합니다.” 

누군가에겐 평범한 하루인데, 누군가에겐 괴로운 하루가 된다. 바로 특정 질환으로 인해 사회적 차별이나 불편한 시선을 받고 있는 이들이 그 주인공이다. 환자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아픈게 서러운 게 아니라 사람들의 편견 때문에 서럽습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피부질환을 앓는 환자들의 경우 사람들의 불편한 시선으로 괴로워 한다. 난치성 질환 중 하나인 ‘건선’ 환자들의 하루는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기 위한 긴장과 두려움의 연속이다. 건선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 이상으로 피부 각질의 과다한 증식과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피부 세포가 빠르게 자라서 비듬 같은 각질이 겹겹이 쌓이고 두피부터 피부, 손톱, 발톱 등에 걸쳐 증상이 나타난다.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피부 질환이지만 감염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중증 건선환자들은 피부질환으로 인한 사람들의 편견으로 고통을 받는다. 건선이 발현된지 32년째인 A씨는 “붉은 얼룩, 각질 등을 동반한 질환 특성 때문에 사람들이 밀집된 공공장소는 물론이고, 목욕탕을 가는 것은 꿈도 못 꾼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꺼려진다”고 말했다. 대한건선학회가 건선환자들을 대상으로 삶의 질을 조사한 결과 건선이 없는 사람들에 비해 우울증 39%, 불안증 31%, 자살충동은 44%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춘기를 겪는 10대 청소년 시기에 건선 등의 피부질환을 앓는 경우 학업에 지장이 따르기도 한다. B씨는 “친구들이 왜 안씻고 다니냐는 말을 하거나, 몸에 무슨 문제가 있냐는 말을 할 때 심한 상처가 된다”고 말했다. 송해준 고려대구로병원 피부과 교수는 “사회적으로 한창 활동을 많이 할 20∼30대 시기에 건선으로 고통받는 경우가 많다”며 “건선은 조기에 치료만 잘해도 충분히 극복해 나갈 수 있는 병이며 감염성 질환도 아니다. 사회적으로 이러한 부정적 시선을 거둬야 한다”고 말했다.  

겉으로는 건강한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질병으로 인해 힘겨운 사회생활을 이어가는 이들도 있다. 바로 크론병, 궤양성대장염 등의 염증성장질환 환자들이다. 궤양성대장염이나 크론병을 앓는 사람들은 대체로 병을 숨기려고 한다. 친구나 직장동료 뿐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자신이 앓고 있는 질환을 공개하기를 꺼린다.  

크론병을 앓는 C씨는 “질병 특성 상 몸이 악화되면 하루에도 몇 번씩 갑작스럽게 화장실을 가야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문제는 언제 신호가 올지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회생활을 하면서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크론병과 같은 염증성장질환 환자들의 경우 자극적인 음식은 기본이고, 회식자리에서 술을 마시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다”며 “이러한 것들을 회사 상사나 동료들에게 일일이 말하는 것이 꺼려지고, 설령 말한다고 해도 도리어 ‘그깟 장질환이 뭐라고’라는 핀잔만 돌아오기 때문에 다들 질병을 숨기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이 갖고 있는 질병을 적극 공개하고 사회생활을 잘 해내가는 이들도 있다. D씨는 “아프다는 것을 숨기는 것은 더 큰 병을 만드는 지름길”이라며 “오히려 아픈 것을 사람들에게 떳떳하게 말하고 사회적 배려를 받는 것을 당연시 하는 문화를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newsroom@kukinews.com

장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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