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아웃사이더’였던 도날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대통령 선거에서 사실상 당선이 확실시되자 그가 공약으로 내건 ‘보호무역주의’, ‘자국 안보우선’ 등의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이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다. 트럼프의 정책이 한국 경제·안보에 적잖은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돼 국내 증시는 급 하락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인단 선거에서 앞선 여론조사를 뒤집고 트럼프의 우세가 점쳐지자 경제-변화에 초점을 둔 민심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국 최초 여성 대통령이냐, 아웃사이더 대통령이냐로 초미의 관심을 모은 이번 대선은 결국 ‘경제 보호’와 ‘강렬한 변화’를 내건 트럼프에게 유권자들의 마음이 쏠렸다.
미국이익을 최우선으로 삼는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은 한미FTA, 주한미군, 대북정책 등을 기반에 두고 있는 한미관계에 적잖은 영향을 줄 전망이라 ‘브렉시트(Brexit)’ 이상의 충격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는 앞선 대선공략에서 대외무역과 관련해 북아메리카 자유무역협정(NAFTA)와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을 전면철회하고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삼는 무역질서를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이 협정에 한국 또한 큰 영향을 받고 있어 한-미간 자유무역협정(FTA) 또한 완전히 새롭게 쓰일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는 한미FTA를 ‘깨진 약속’ ‘일자리 킬러’ 등으로 일컬으며 미국이 일방적으로 손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트럼프는 자유무역기구(WTO) 가입지침에 따르지 않고 멕시코와 중국 등에 관세장벽을 세우겠다고 했다.
실제 한국의 지난해(2015년) 대미 무역은 258억 달러(약 29조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한미 FTA 체결에 따른 효과로, 해당 협정이 수술대에 오를 경우 국내 무역은 적잖은 타격을 입게 된다.
아울러 트럼프는 주한미군에 대해서도 “다른 나라를 보호해주는데 왜 우리가 돈을 내야 하는가”라는 논리로 방위비 공동지출과 주한미군 철수 등을 주장했다. 또한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원천적인 핵무장 해제를 주장하고, 북한에 대한 압박과 제재를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수준으로 끌어올릴 뜻을 내비쳤다. 그야말로 한국의 안보는 ‘뒤순위’일 뿐이다.
앞서 TV토론회에서 트럼프는 “북한 문제는 중국이 풀어야 한다. 북한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나라가 중국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웃국 중국에 대해서도 거침없는 공약을 쏟아냈다. 트럼프는 중국을 ‘일자리를 빼앗아가는 주범’으로 언급하며,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과 45%의 관세 부과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에 따르면 중국의 대미 수출은 사실상 붕괴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조치에 중국 또한 미국산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할 것은 자명하다. 이 경우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미국의 경쟁력 또한 무너진다. 그리고 이러한 미국-중국간 수출시장 싸움은 국내 시장에도 어마어마한 부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미국이 ‘보호무역’을 지향할 경우 세계 각국에 연쇄적으로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세계증시가 각국과 유기적인 연관성을 갖고 있는 점, 그리고 지금껏 무역시장이 미국 주도로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글로벌 경제가 동시다발적으로 조각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는 국외에는 엄격하게, 국내에는 관대하게 경제정책을 펴겠다고 공약했다. 이에 따라 의료보험제도뿐 아니라 국내 각종 세금은 완화될 전망이다. 아울러 1조 달러 수준의 인프라 투자를 내세운 바, 미국정부가 안게 될 재정적자는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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