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장윤형 기자] 박 대통령 길라임 가명이 괴담? 차병원 차병렬 회장의 침묵

[기자수첩/장윤형 기자] 박 대통령 길라임 가명이 괴담? 차병원 차병렬 회장의 침묵

기사승인 2016-11-21 14:11:57

[쿠키뉴스=장윤형 기자] 청와대는 지난 18일 홈페이지에  ‘오보·괴담 바로잡기! 이것이 팩트입니다’란 코너를 만들었다. 이 코너에 올린 오보·괴담 건수는 세월호 7시간 논란, 차움병원 ‘길라임’ 가명 사용 등을 포함해 모두 10가지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다룬 언론 보도에 대한 해명을 이유로, 공식 기자회견을 단 한 차례도 열지 않았다. 그런데 그간의 침묵(?)을 깨고 홈페이지에 뜬금없이 입장을 올렸다. 

국가수장인 대통령이 언론보도에 대해 ‘오보’라는 명목으로 진실을 바로 잡겠다며, 대면 대응이 아닌 서면 방식으로 해명을 하고 나선 것이다. 국정농단 사태라는 국가의 근본을 흔들 사안들이 연일 터지고 있는데, 공식 기자회견 등을 통한 대응방식이 아닌 서면 방식으로 대처하는 데 그치고 있는 것은 도무지 납득이 안 되는 처사다. 이는 2016년 4월 16일 세월호 사건이 터졌던 당일 박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비서관들과 대면 방식이 아닌, 서면, 전화 대응 방식으로 보고를 받았던 사안과 언뜻 겹쳐 보인다. 

더 큰 문제는 청와대가 밝힌 해명이 진실규명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는 점이다. 청와대가 밝힌 해명들은 최순실씨의 정부 인사 및 사업 개입이나 이권 취득, 이에 대한 박 대통령의 공모 등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인 핵심 사안들은 비켜갔다. 검찰이 박 대통령을 청와대 문건 유출, 미르·K스포츠재단의 불법 설립 및 강제모금 등을 공모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로 입건했다. 그런데 여기에 대해서는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특히 한 가지 짚고 넘어갈 문제가 있다. 박 대통령이 차움병원을 이용할 때 드라마 주인공 이름인 길라임을 썼다는 보도에 대한 해명이 있었다. 청와대는 “차움 이동모 원장이 ‘당시 일했던 간호사에게 물었더니, 대선을 앞둔 박 후보에게 누가 될까 직원이 길라임으로 썼고, 박 후보가 나중에 이 사실을 안 뒤 실명으로 해달라고 요청해 바꿨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청와대 홈페이지에 이 같은 지엽적인 해명을 내놓은 이유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다. 

언론들이 주목한 것은 ‘길라임’이라는 이름에 있는 것이 아니다. 박 대통령이 대통령 당선 이후에 청와대 주치의가 버젓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부에서 이른바 ‘콜닥터’로 차움병원의 의사를 불러 보톡스 등의 각종 시술을 받았냐는 것에 있다. 

특히 최순실씨가 단골인 차병원그룹의 차움에서 대리처방이 의심되는 정황이 29차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점은 눈여겨 봐야 할 사안이다. 2014년까지 최순실 씨와 언니 최순득 씨의 진료기록부에서 '박대표님' 대표님' '청', '안가', 'VIP' 라는 박 대통령을 뜻하는 듯한 문구를 모두 30번가량 확인했다. '대표'란 단어는 2012년 12월 대선 때까지 쓰였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의료법상 진료기록부 허위 작성 소지가 있는 전 차움의원 의사 김상만씨(현 녹십자아이메드 원장)를 형사고발키로 했다고 밝혔다. 청, 안가는 박 대통령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상만 전 차움의원 의사가 박 대통령의 ‘사실상 주치의’ 역할을 했다는 증언도 있다. 김상만 의사는 ‘회춘 주사’로 불리는 '태반 주사'를 청와대에 갖고 들어가 박 대통령에게 직접 주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런데도 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간호사가 길라임이라고 적었다’는 것에만 초점을 두고 있다. 이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동모 차움병원장은 기자에게 “의사가 박 대통령 이름을 가명으로 쓰면 안된다고 판단해서 실명으로 바꾼 것”이라고 진술한 바 있다. 그런데 이제와서는 간호사가 길라임이란 가명으로 썼고, 박 대통령이 이를 실명으로 해달라고 요청해 바꿨다고 말을 하고 있다. VIP의 이름을 ‘길라임’이라고 쓴 게 일개 간호사라는 것은 변명에 불과하다. 그들이 말을 바꾼 것은 왜일까. 

지난 18일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차병원그룹이 최순실씨와 관련된 처방기록을 모두 삭제하고 증거를 인멸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또한 차움 측이 내부고발자를 찾으려고 안간힘을 쓴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제 이 모든 문제를 풀어야 할 당사자는 박 대통령임이 분명해졌다. 그리고 또 다른 문제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인물도 있다. 바로 차병원그룹을 총괄, 지휘하는 차광렬 회장이다. 김상만 의사가 박근혜 대통령을 진료한 사실에 대해 병원을 총괄하는 차광렬 회장이 모를리는 없을 것이다. 어떠한 경로를 통해서건 차광렬 회장도 박 대통령이 다녀간 사실을 충분히 인지했을 것이라는 유추가 가능하다. 박 대통령의 줄기세포 시술 의혹이나 대리처방 의혹에 대해 이제라도 차광렬 회장이 국민들 앞에 나서 입장을 밝혀야 하지 않을까? 

국민들은 그것이 알고 싶다.   

newsroom@kukinews.com
장윤형 기자
newsroom@kukinews.com
장윤형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