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장윤형 기자] 메르스, 신종플루 등의 각종 감염질환들이 국경이 무의미할 정도로 나라 안팎을 넘나들고 있다. 이 같은 추세를 보면 다른 나라에서 방문 예정 전, 자주 발병하거나 예방을 중요시하는 질환이 무엇인지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유학 등 해당 국가에서 장기 거주를 할 경우 접종이 필요한 백신에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한국교육개발원이 펴낸 2016년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은 우리나라 중, 고등학교 학생들이 가장 많이 유학을 가는 1, 2위 국가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지원하는 국가 예방접종이 우리와 어떻게 다른지, 해당 국가로 유학을 떠날 경우 주의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미국 학생들, 이민자들 대상 결핵 검사 증명서 요구= 우리나라는 생후 12~15개월에 1회만 접종하는 수두 예방백신을 미국에서는 2회(생후 12~15개월, 만4~6세) 접종한다. 현재 미국의 많은 주에서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학동기의 어린이들은 반드시 수두 백신 2회 접종 증명서를 각 학교에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결핵은 미국에서 국가 예방접종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미국 질병관리예방통제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CDC)는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미국 입국 전 미리 결핵 검사를 받고 오도록 요구하고 있으며, 코네티컷 (Connecticut) 주에서는 우리나라 등 결핵 고위험 국가에서 온 학생들의 결핵 검사를 의무화한 바 있다. 따라서, 국내에서 미리 검진을 통해 결핵 양성 유무에 대한 영문확인서를 발급받는 것이 권장된다.
특히 미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수막구균 백신을 국가 예방접종에 도입해 만11세 및 만16세 청소년에게 무료 접종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매년 800~1500건 정도의 수막구균 질환이 발생하고 있는데, 미국 CDC 산하 예방접종자문위원회는 기숙사생활을 하는 대학 신입생들을 수막구균성 질환의 고위험군으로 보고 만16세 이전에 백신을 접종했을 경우 추가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이는 수막구균성 질환이 단체생활 시 더욱 주의가 필요한 질환이기 때문이다.
보통 인구 10명 중 1~2명이 몸 안에 수막구균을 지니고 있다. 학교, 기숙사 생활 등 여러 사람이 밀접하게 부딪히는 환경 속에서 재채기, 기침 등의 접촉을 통해 수막구균성 질환이 발병할 수 있다. 수막구균성 질환은 초기 증상이 감기와 유사하기 때문에 진단과 치료가 어렵고, 증상이 급격히 진행돼 발병 24시간 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생존자 5명 중 1명은 사지절단, 청각상실, 신경손상 등의 후유증으로 고통 받을 수 있다. 주마다 사정이 다르지만, 미국 내 12개 주의 중고등학교, 9개주의 주요 대학에서 입학 또는 기숙사 입소 시 수막구균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고 있다.
수막구균 백신을 비롯해 미국 내 각 학교마다 요구하는 백신 접종의 종류는 다양하다. 유학을 준비하고 있다면 입학 예정인 학교에서 요구하는 백신 종류와 접종 이력을 확인하고 미리 영문증명서를 발급 받는 게 좋다.
◇중국은 수막구균 백신 국가 지원= 중국은 우리나라에서 국가 예방접종으로 도입하고 있는 수두, 폐렴구균, HPV(자궁경부암 유발 인유두종바이러스)을 국가 예방접종으로 도입하지 않은 상태다. 다만 미국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 도입하지 않은 수막구균 백신을 국가 예방접종으로 도입해 생후 6-18개월의 영유아 및 만3세, 만6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중국으로 유학을 가 기숙사 등 단체생활을 할 경우에 수막구균 백신 접종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실제로 중국은 수막구균 혈청형 중 혈청형 A에 의한 질환이 주로 발생했다. 지난 1996년에서 2007년 사이에 중국에서 발생한 419건의 수막구균성 뇌수막염 사례를 조사한 결과, 약 62%가 A혈청형에 의해 발생한 바 있다. 수막구균에는 여러 유형의 혈청형이 있고 지역마다 유행하는 수막구균성 질환의 원인 혈청형도 다른데, 혈청형 A에 의한 수막구균성 질환은 아시아에서 주로 발생한다.
우리나라는 2012년부터 단체생활을 하는 군대 신병들을 대상으로 수막구균 백신 접종을 지원하고 있다. 반면 어린이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국가 예방접종 백신으로는 도입하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에는 메낙트라 등 주요 4가지 수막구균 혈청형(A,C,Y,W-135)을 예방하는 4가 단백접합백신 2종이 출시돼 있다. 백신에 따라 허가 연령, 접종 횟수 및 국내에 허가된 일부 연령에서 혈청형 A에 대한 효능효과 입증 등에 차이가 있으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백신 선택에 대해 상담한 후 접종하는 것이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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