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장윤형 기자] “C형간염은 오는 2032년이면 인류사에서 종말될 것입니다.”
김윤준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효과적인 치료제들이 등장해 C형간염이 95% 이상의 완치율을 기록하고 있다”며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의사를 믿고 즉시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C형간염은 ‘예방백신’이 없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C형간염을 일으키는 HCV는 RNA(RiboNucleic Acid) 바이러스로 DNA 바이러스와 달리 불안정하고 돌연변이가 많아 예방 항체 개발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C형간염 환자 체액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C형간염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 혈액이나 체액이 정상인의 상처 난 피부 또는 점막을 통해 감염된다. 또한 병원에서의 주사기 사용, 문신, 네일아트 숍에서 사용하는 손톱깎이를 통해서도 감염될 위험이 있다.
C형간염은 한 번 감염되면 만성화되고, 방치할 경우 간암이나 간경변으로 발전할 수 있어 조기에 검진을 받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C형간염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은 낮은 수준으로, 실제 C형간염 검진율은 겨우 10.4%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C형간염 평균 유병률은 0.78% 정도이지만, 검진을 받지 않은 사람들을 포함하면 실제 보고된 유병률 수치보다 2∼3배 이상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과거 C형간염의 표준치료는 주사제인 페그인터페론과 경구용 약제인 리바비린의 병용 치료였다. 김 교수는 “이들 약제는 비용 대비 치료 효과가 낮고 갑상선염, 망막염, 우울증 등의 다양한 부작용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유전자형 1b형 환자의 경우, 과거에는 페그인터페론과 리바비린으로 치료 시 지속 바이러스 반응률(SVR, 치료 종료 후 지속되는 바이러스 반응률 또는 완치 상태)이 62.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등장한 치료제들은 완치율이 95%에 달하면서, C형간염 패러다임이 획기적으로 바뀌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C형간염을 조기에 치료하지 않을 경우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발병할 확률이 높아진다. 김 교수는 “간경변증으로 진행되면 간암으로 발병할 확률이 더 높다. 만성 C형간염 환자 5명 중 1명은 20년에 걸쳐서 20∼40%까지 간경변증으로 진행되며 간경변증이 오래 지속되면 간암으로 발전할 확률도 높아지는데 연간 약 5∼7% 간암으로 발전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간경화가 오면 치료가 점차 어려워진다. 간이 딱딱해지면 간으로 가야할 혈액이 가지 못해 식도정맥류가 발생하거나 복수가 차고 황달이 온다”며 “간에서 독소를 해소하지 못해 간성혼수도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윤준 교수는 “우리 정부는 고위험군 환자를 우선적으로 치료하는 유럽 등의 국가와 달리, 모든 C형간염 환자를 대상으로 보험급여를 적용하기 때문에 환자들의 치료비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며 “이는 향후 각종 합병증으로 인한 치료비를 절감할 수 있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교수는 C형간염의 조기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C형간염은 현재 완치될 수 있는 치료제가 개발됐다. 따라서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진행되기 전에 빨리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조기 치료를 위해서는 조기 발견도 중요하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C형간염이 악화돼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진행되면 치료가 어려워 생존율감소와 사회적 비용증가를 유발한다. C형간염 조기 발견과 빠른 치료를 위해 정부가 C형간염 항체검사를 국가건강검진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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