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장윤형 기자] 치명적인 혈액암인 ‘다발골수종’으로 인해 사망하는 환자들이 매년 늘고 있다. 국내에서는 1990년 기준 년간 100명 정도만이 진단되는 비교적 드문 질환이었으나 2011년에는 1000명 이상이 발병해 20년 사이 발병률이 10배 이상 급격히 증가하며 백혈병이나 악성 림프종과 같은 다른 혈액암보다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다발골수종은 백혈병, 림프종과 함께 대표적인 혈액종양으로 감염이나 질병과 싸우는 항체를 생성·분비하는 형질세포의 비정상적인 증식에 의해 전신에 다발성으로 발생하는 혈액암이다.
다발골수종을 치료하는 표적치료제로는 탈리도마이드, 벨케이드, 레블리미드, 포말리스트 등이 있다. 하지만 이 치료제 중에도 보험급여로 적용돼 환자 약값 부담을 덜 수 있는 약이 있고, 아직도 비급여로 적용돼 환자들이 약값에 수천만원을 들여야 먹을 수 있는 약도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포말리스트’다. 포말리스트는 ‘세엘진’이라는 희귀질환 전문 제약사에서 만든 약으로 다발골수종 환자에게는 효과가 좋은 약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난 2년까지 보험등재가 되지 못해, 많은 환자들이 한달에 수백만원에 달하는 약값 부담으로 생명 연장을 포기하는 환자들이 많았다. 그런 환자들에게 희소식이 생겼다. 정부가 포말리스트(성분명·포말리도마이드)를 건강보험 급여로 적용키로 했기 때문에 약값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다발골수종 신약 포말리스트는 위험분담계약제(RSA, Risk SharingAgreement)를 통해 오는 2017년 1월 1일부로 건강보험급여가 적용될 방침이다. 세엘진코리아는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포말리스트’의 건강보험 약가 협상을 타결해, 이달 말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 내년 1월부터 보험 적용될 예정이다.
포말리스트는 기존에 레블리미드(성분명·레날리도마이드)와 벨케이드(성분명·보르테조밉)을 포함한 최소 2가지 이상의 치료를 받고, 재발 및 불응한 다발골수종 환자의 치료에 덱사메타손과 병용요법으로 지난 2014년8월 4일부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시판 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식약처 허가 후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건강보험급여를 적용 받지 못해 그 동안 기존치료에 실패한 환자들은 한 달에 약 1345 만원에 달하는 약값을 부담해야 했다. 하지만 이번 건강보험급여 적용 절차가 마무리 된다면, 환자의 부담은 약가 협상에서 타결된 가격 대비 20분의 1 수준으로 경감될 예정이다. 세엘진 코리아 관계자는 “대부분의 다발골수종 환자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재발하거나 기존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는 등 제한점이 많았다”며“포말리스트는 다발골수종의 표준 치료요법인 벨케이드와 레블리미드 치료 모두에 실패한 환자들에게 효과가 증명돼 국내 허가된 유일한 치료제다. 건강보험 급여를 통해 이들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환우들도 이 같은 소식에 환영하는 입장이다. 백민환 한국다발성골수종환우회 회장은 “설문조사에 의하면 환자의 65%가 경제적 이유로 포말리스트 투여를 포기하고 불가피하게 다른 치료를 받고 있다”며 “이번 포말리스트의 건강보험급여 적용을 통해 다발골수종 환자들이 신약 접근성이 높아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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