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시대, 암치료 신세계 열리나

인공지능(AI) 시대, 암치료 신세계 열리나

기사승인 2016-12-19 00:58:03

[쿠키뉴스=장윤형 기자] 알파고처럼 스스로 학습하고 진단을 내리는 인공지능이 암환자 진료에도 도입됨에 따라 의료계에서도 진단 영역의 새로운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암진단 및 치료는 앞으로 보편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가천대 길병원 인공지능기반 정밀의료추진단 이언 단장(신경외과)은 “암은 결국 시간과의 싸움이다. 많은 환자들이 유명한 의사에게 암치료를 받고자 대기하는 시간도 길고, 좋은 치료를 받고자 병원을 이곳저곳 들르면서 의료비를 낭비하고 있다”며 “수많은 지식을 학습한 인공지능은 사회경제적 문제를 해소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년 간 전 세계적으로 약 4만4000건에 달하는 온콜로지(종양학) 논문이 의료 학술지에 발표됐다. 대표적인 인공지능인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는 300개 이상의 의학 학술지, 200개 이상의 의학 교과서 등의 의료 정보를 이미 학습했다. 이를 의사가 활용하면 더 높은 확률로 정확한 암진단,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의사들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특정 환자 개개인에 필요한 정보를 찾기 위해 학습된 데이터에서 유관 임상정보를 신속하게 추출해낼 수 있게 됐다. 

미국 메모리얼 슬론케터링 병원에는 왓슨 종양학과가 신설됐다. 인공지능에 환자의 증상을 입력하면 왓슨이 전 세계의 의료 논문과 각종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해 정확도가 80% 정도의 진단을 내린다. 내년에는 부산대병원 역시 인공지능을 도입할 예정이다. 

인공지능을 국내에서 처음 도입한 가천대 길병원은 첫 단계로 미국 IBM사의 ‘왓슨 포 온콜로지’를 유방암, 폐암, 대장암, 직장암 및 위암 치료에 활용할 예정이다. 길병원은 최근 대장암 진단 환자에 대한 왓슨 다학제 진료를 시행했다. 왓슨은 태국, 인도, 중국 등의 병원에서도 활용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지금의 속도로 학습을 하고 진화한다면, 향후 1∼2년 내에 암의 90%까지 분석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김주한 서울대의대 의료정보학 교수는 “미래는 진단과 영상의학, 외과수술도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으로 인공지능과 의료에 기반을 둔 업체들이 세계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노인인구가 늘며, 저비용 고의학 시스템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서정선 서울의대 유전체연구소장은 “4차 혁명을 앞둔 시대다. 고비용 저의학 시스템에서 벗어나 저비용 고의학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며 “고령화시대 노인인구 증가로 헬스케어 비용을 줄이기 위해 예방의학에 필요한 정밀의료,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인공지능 등을 통해 예방·예측을 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인공지능은 보완적 개념이므로 ‘의사’의 영역을 대체할 수는 없다. 이향만 가톨릭의대 교수는 “인공지능이 의료사고를 낼 경우 환자에 대한 배상책임과 처벌을 비롯한 법적처리 등에 대해서는 종래의 법적인 틀로 풀어내기에 어려운 점이 있다”며 “책임소지에 대한 법적·윤리적 해석이 어렵다는 것은 한계”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인공지능은 의사의 환자 간 치료과정에서 느끼는 교감을 대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언 단장은 “인공지능 도입을 인간 대 기계의 대치 구도로 봐선 안된다”며 “인공지능은 의사가 하기 힘든 영역을 보완해주는 역할이다. 이제는 인공지능 진단을 활용할 수 있는 의사와, 그렇지 않은 의사로 구분될 것”이라고 밝혔다.

newsroom@kukinews.com

장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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