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AI) 3000만 가금류 살처분, “중앙콘트롤타워 부재 원인”

조류인플루엔자(AI) 3000만 가금류 살처분, “중앙콘트롤타워 부재 원인”

기사승인 2017-01-12 09:06:01

[쿠키뉴스=장윤형 기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로 살처분된 가금류가 3000만 마리를 넘어선 가운데 중앙 콘트롤타워가 부재하고, 수의사 한 두 명이 전체 도를 관리하는 현행 방역 시스템이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옥경 대한수의사회 회장은 11일 국회에서 열린 ‘AI 농가피해 확산 및 인체감염 우려에 대한 전문가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 

조류독감은 닭, 오리, 야생 조류에서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감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 바이러스성 전염병이며 드물게 사람에게서도 감염증을 일으킨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중앙콘트롤타워 부재가 AI재난사태를 야기했다고 주장했다. 김옥경 회장은 "조류인플루엔자가 국내에서 발생한 지 50일 만에 피해 규모가 1조원에 달했으며, 가금류 3000만마리가 살처분되면서 농가의 피해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며 "이는 과거 구제역 사태 때도 발생했던 일이며 당시 3조원에 피해액이 발생했다. 하지만 지금도 정부가 가급-소급 조절에만 신경쓰고 정부가 방역에 대해서는 크게 변화된 조치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또 다시 피해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며 "방역시스템이 선진화되고 수시로 농가 점검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간을 다투는 것이 방역이다"며 "조류인플루엔자와 같이 국가적 재난 사태에 대비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는 중앙콘트롤타워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치용 정의당 동물복지위원장은 "초기 살처분에 실패한 요인으로는 농장주의 늦은 신고, 전문가 부족으로 인해 감염 농장이 색출이 안되는 문제, 살처분 매몰시간의 장기화 등이 지목되고 있다"며 "제도적 한계로 인한 부실한 방역이 문제가 되는 것을 전적으로 매몰의 책임을 농장에게만 전가하고 살처분에 들어가는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폭증돼 이로 인해 징벌적 보상제가 강화되며 악순환의 고리에 들어갔다"고 지적했다.

송 위원장은 "농림축산식품부 축산국 산하의 방역과 몇 명과 검역본부 직원 소수가 전체 AI 재난을 관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중앙정부 책임의 방역 기동대를 상설로 운영하는 한편, 징벌적 보상제를 폐기하고 국가 책임 하에 농가보상비 전액을 국가예산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앙정부 조직을 강화하고, 지방정부의 경우 실무자의 전문성과 인원을 확보해 빠르게 초기 방역 대책에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천일 농축산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몇 평도 안되는 작은 공간에서 수십만 마리의 닭, 오리 등의 가금류를 키우는 것이 우리 농장의 현실이고, 이로 인해 AI가 삽시간에 퍼진 것은 문제가 있다"며 "산란계 사육방식에 대해서도 동물복지 차원에서나 방역 차원에서나 이 같은 현실을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이번에 출몰한 바이러스는 과거와는 양상이 아주 다르며, 매우 빠르게 확산되는 것이 특징이었다"며 "국내 산란계가 약 30% 이상 살처분이 됐고 수입달걀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수입하게 됐다. 정부도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충분히 반성하고 인지하고 있다. 대책 마련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newsroom@kukinews.com

장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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