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의 상반된 생존 전략…‘R&D’ vs ‘O2O’

네이버와 카카오의 상반된 생존 전략…‘R&D’ vs ‘O2O’

기사승인 2017-02-03 07:04:35


[쿠키뉴스=김정우 기자] 인터넷 포털 사업으로 출발한 네이버와 카카오가 상반된 방향성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인터넷 포털 사업(네이버·다음)을 모태로 모바일 사업(라인·카카오톡) 포트폴리오를 운영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네이버는 원천기술 연구개발(R&D)에 주력하고 있으며 카카오는 경쟁력 있는 사업 분야(O2O)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다.

네이버는 최근 2013년부터 운영해온 사내 연구개발 조직 네이버랩스를 독립 법인으로 나누고 자율주행, 인공지능, 로보틱스 등의 원천기술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해당 분야 선두주자로 꼽히는 구글과 유사한 방향을 설정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최근 선보인 인공지능 기반 통역앱 파파고의 서비스 적용 범위를 늘리고 있으며 곧 자체 인공지능 플랫폼을 적용한 소비자 제품을 선보일 전망이다. 카쉐어링 등 다양한 사업 진출 가능성도 엿보인다.

특히 네이버랩스는 최근 정관 사업목적에 카쉐어링 및 관련 중개업자동차 부속품 및 관련 용품의 제조 임대 판매 서비스업을 명시하기도 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없다. 현재는 신사업보다 원천기술 확보에 주력하는 단계라고 밝히면서도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한 차원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수익모델 창출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카카오는 선택과 집중을 택했다. O2O(오프라인 연결) 사업에서 경쟁력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 기존 카카오톡 메신저를 진화시키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O2O 사업에서는 교통 서비스에 집중한다. 택시 호출 서비스 카카오택시에 이어 수수료 수익 모델을 갖춘 대리운전 서비스 카카오드라이버를 출시운영한 경험을 기반으로 GPS와 지도, 메신저를 결합한 서비스를 점진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O2O 사업 진입 이후 최근 1~2년간 시장에 사업자가 많아지는 등 큰 변화가 있었다. 이에 스마트 모빌리티라는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톡은 지난해 카카오페이를 활용해 전기요금 등의 공과금 납부 서비스 카카오페이 청구서를 선보이는 등 서비스 간 연결을 확대한 데 이어 올해는 쇼핑음식주문 서비스까지 적용된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가 지난달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으로 카카오톡 사업자용 계정 플러스 친구를 통해 피자, 치킨 등 20여개 프랜차이즈 상품을 주문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여기에 장기적으로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 정보 제공 서비스도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양사의 이 같은 차이는 서로 비슷한 기반에도 다른 사업 행보를 거친 데 따른 것이다. 네이버는 해외에서 모바일 메신저 등으로 세를 키우고 있으며 카카오는 국내 O2O 사업에 집중해 왔다.

국내에서 콘텐츠 유통 점유율 약 80%에 달하는 포털 사업자로 위치를 다져온 네이버는 지난해 라인을 미국과 일본에 동시 상장하고 라인 메신저와 라인 프렌즈등 캐릭터, 콘텐츠 플랫폼, 사업 등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특히 동영상 메신저 스노우아시아의 스냅챗이란 평가까지 받으며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 받고 있다.

네이버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23.6% 증가한 4226억원으로 이 중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31.8%, 국내 매출은 19.5% 증가했다. 연간 영업이익은 11020억원이다자회사 라인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상승세는 한층 가파르다. 매출액 3746500만엔(3844억원), 영업이익 16300만엔(164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5.9%, 105.3% 증가했다.

카카오는 해외 사업보다는 국내 O2O 사업에 왕성한 확장을 추진해 왔다다음 포털과 카카오톡 메신저를 기반으로 카카오 프렌즈’ 등 캐릭터콘텐츠게임 등을 주력 사업으로 갖추고 있다.  카카오택시가 시장에 안착하자 카카오는 지난해 상반기 카카오드라이버와 뷰티샵 예약 카카오헤어샵등 신규 O2O 서비스 확장에 박차를 가했다. 출시가 무산됐지만 가사도우미 등의 서비스에도 진출을 시도했다. ‘라이프스타일 디자인이라는 주제로 소비자 생활 전반에 침투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이를 위해 투자전문 자회사 케이벤처그룹을 통해 뷰티샵 솔루션 업체 하시스의 지분 51%를 인수하고 주차 서비스 진출을 위해 파크히어까지 인수했다. 또한 7500억원 이상의 유상증자까지 동원해 198700억원에 멜론운영사 로엔 지분 76.4%를 인수하기도 했다.

다만 왕성한 투자가 이뤄지는 당시 카카오의 실적 전망은 좋지 않았다. 지난해 1분기 매출 2425억원에 전년 동기 대비 47.7% 감소한 21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당시 카카오는 신사업 투자로 발생한 2214억원의 영업비용을 이유로 들었다. 이에 업계에서는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은 카카오의 문어발식사업 확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후 카카오 실적은 지난해 3분기 연결 매출 3914억원, 영업이익 303억원까지 개선됐다. 하지만 이는 모바일 게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2.7%나 상승하는 등 기존 사업 성장이 주효했던 것으로 신규 O2O 사업의 수익성은 뚜렷하지 않은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가 포털과 메신저라는 핵심 플랫폼을 기본으로 장기적인 영역 확장을 그리고 있다면 카카오는 단기간에 신규 시장으로 급부상한 O2O에 눈을 돌려 끝없이 수익 모델을 찾는 사업자라고 평가했다.

tajo@kukinews.com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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