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자의 이슈체크] 자궁경부암 백신 부작용 우려, 무료 접종 비율 낮아

[장기자의 이슈체크] 자궁경부암 백신 부작용 우려, 무료 접종 비율 낮아

기사승인 2017-02-28 08:37:55

[쿠키뉴스=장윤형 기자] 작년 6월, 정부에서는 자궁경부암 백신 무료 접종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접종률이 높지 않아, 12월 20일을 기준으로 자궁경부암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만 12세 여성 청소년은 전체 대상자 46만 명의 39.4%인 18만 명뿐인데요. 그렇게 접종률이 낮은 배경에는 백신에 대한 괴담과 확인되지 않은 부작용에 대한 내용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자궁경부암은 유일하게 백신이 존재하는 암입니다. 접종이 필수라는 거죠. 오늘 자세히 살펴봅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장윤형 기자, 먼저 자궁경부암에 대해 알려주세요. 자궁경부암은 어떤 암인가요?

장윤형 기자 > 자궁경부암은 자궁경부에서 발생하는 악성종양으로, 성 접촉에 의한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이 주된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연평균 3300명의 자궁경부암 환자가 발생하고, 900여 명이 사망하는데요. 여성에서 생기는 전체 암 중 발생 순위 7위, 사망률 9위를 기록할 정도로 무서운 암입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생각보다 사망률이 꽤 높네요. 흔히 위암이나 폐암, 간암같이 흔한 암에 비해 자궁경부암은 그다지 심각한 암이라고 생각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요. 자궁경부암은 백신도 있는데, 왜 이렇게 사망률이 높은 건가요?

장윤형 기자 > 초기 증상이 없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많은 환자들이 단순 질 염으로 생각하고 진료를 미루다가 증상이 악화되는데요. 과도한 질 분비물과 출혈, 통증과 같은 이상 증상을 느낄 때는 이미 전이돼, 치료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거든요. 그렇게 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아 사망률이 높은 것입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네. 초기 증상이 없으니, 당연히 조기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지기 쉽지 않겠어요. 그리고 보통 발생 연령대는 어떻게 되나요? 자궁경부암은 다른 암에 비해 젊은 여성들도 많이 걸리는 것 같은데. 어떤가요?

장윤형 기자 > 3,4,50대가 발생하는 정도는 비슷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40대가 28%, 50대가 25%, 30대가 20% 순이었거든요. 젊은 사람들도 절대 무시해서는 안 되는 암이 바로 자궁경부암인 거죠. 다른 암과 비교해서도, 30대 연령에서 자궁경부암에 걸린 환자 비율은, 같은 연령대 암 환자비율보다 약 2배 이상인 14.9%를 기록했는데요. 다른 암보다 젊은 여성층에서 자궁경부암의 발병률이 더 높게 나타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앞서 자궁경부암은 여성에서 생기는 전체 암 중 발생 순위 7위라고 하셨는데요. 연령 별로 따져보면 다르겠어요. 어떤가요?

장윤형 기자 > 네. 여성에게 발생하는 암 중 자궁경부암이 차지하는 비율은 7%에 불과하지만, 연령 별로 따져보면 다릅니다. 20, 30대에서는 이 비율이 각각 11.9%와 14.9%로 높아지거든요. 빨라진 성 경험, 건강에 대한 무관심과 방심이 젊은 층의 암을 키우고 있는 거죠.

이승연 아나운서 > 네. 자궁경부암은 초기 증상이 없고, 젊은 층에게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더욱 예방과 조기 진단이 중요할 것 같은데요. 그 원인이 성 접촉에 의한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인 만큼, 성 접촉 이전인 어릴 때 백신을 맞는 것이 좋겠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예방 백신에 대한 이야기 좀 해볼 텐데요. 장윤형 기자, 정부도 자궁경부암의 예방과 조기진단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기는 한 것 같아요. 지난해에만 두 개의 굵직한 정책을 발표했었죠?

장윤형 기자 > 그렇습니다. 먼저 하나는 검진 연령을 확대한 건데요. 정부는 한국인이 많이 걸리는 5대 암. 즉 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의 조기 발견을 위해 검진 비용을 지원하고 있고요. 이 중 기존 만 30세 이상이었던 자궁경부암 검진 연령을 만 20세 이상으로 확대했습니다. 그래서 현재 성인 여성은 2년마다 무료로 자궁경부암 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검진 연령 확대는 자궁경부암 조기 발견을 위한 정책이고요. 두 번째는 예방 사업인데요. 그 내용이 바로 백신 무료 접종인 거죠?

장윤형 기자 > 그렇습니다. 지난해 6월에는 자궁경부암 백신을 국가예방접종에 포함시켰고요. 만 12세 여성 청소년 대상으로 시행 중입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성 접촉이 이루어지기 전, 보다 빠른 시기에 맞아야 그 효과가 높아진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만 12세에 백신 접종을 권하고 있는 건가요? 왜 만 12세에 접종을 권하는 건지. 실제로 자궁경부암 백신은 언제 맞아야 가장 효과적인지 궁금해요.

장윤형 기자 > 자궁경부암 백신은 만 10세 전후에 맞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면역반응이 활발해 항체. 즉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단백질의 형성률이 높기 때문인데요. 9~13세의 경우 2회 접종만으로도 충분한 면역효과가 나타나지만, 이후 접종하면 같은 수준의 예방 효과를 얻기 위해 3회를 맞아야 한다는 결과도 있습니다. 실제 2007년에서 2011년까지 캐나다에서 진행된 임상시험에 따르면, 9~13세에 두 번 접종을 받은 그룹의 항체 생성 수준이 16~26세 때 세 번 접종을 받은 그룹과 비슷하게 나오기도 했고요. 

이승연 아나운서 > 그래서 만 12세 접종을 권하고 있는 거군요. 그럼 이제 그 자궁경부암 백신에 대해 좀 알아볼게요. 먼저 백신 종류인데요. 우리나라에는 어떤 백신들이 출시되어 있나요? 

장윤형 기자 > 우리나라에서 국가예방접종으로 지정된 자궁경부암 백신은 2가 백신과 4가 백신 등 두 가지입니다. 백신 앞에 붙은 가라는 표현은, 예방할 수 있는 바이러스 유형의 가짓수를 의미하는 건데요. 2가는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HPV 16, 18형을 예방하고요. 4가는 HPV 16, 18형에 생식기 사마귀인 곤지름의 발생 원인인 HPV 6, 11 형이 포함된 것입니다. 2가보다는 그 예방 범위가 넓다고 볼 수 있죠.  

이승연 아나운서 > 그러니까 자궁경부암만 예방하느냐 아니면 생식기 사마귀도 함께 예방하느냐 그 차이인데요. 어떤 백신이든 두 가지 중 하나만 맞으면, 자궁경부암 발생 확률이 확실히 떨어지는 건가요? 

장윤형 기자 > 네. 그렇습니다. 현재까지 HPV 6, 11형은 생식기 부위에 사마귀를 주로 발생시키고 HPV 16, 18, 31, 33, 45, 52, 58형은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자궁경부암의 70%는 HPV 16, 18형이 일으키기 때문에, 백신을 접종하면 그만큼 암 발생 가능성이 적어진다고 볼 수 있겠죠. 

이승연 아나운서 > 그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좀 알아볼게요. 물론 바이러스 유형은 다르지만,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질환은 자궁경부암이 아니어도, 생식기 사마귀가 생길 수 있다고 하셨는데, 그 외에 또 다른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하나요? 

장윤형 기자 > 네. 상당히 많습니다. 손발의 사마귀나, 편평 사마귀 이외에도 항문이나 성기 사마귀인 곤지름이 있고요. 또 외형은 곤지름과 비슷하지만 암으로 진행할 수 있는 외음부 상피이형성증, 자궁경부에서 암으로 진행할 수 있는 자궁경부 이형성증 모두 발생 원인은 인유두종 바이러스입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그럼 자궁경부암이 아닌 다른 암이 생길 수도 있는 건가요?

장윤형 기자 > 네. 일부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자궁경부에서는 자궁경부암을 일으킬 수 있지만, 질에서는 질 암을, 회음부나 음경에서는 회음부 암, 음낭 암, 음경암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네. 인우두종 바이러스 발생과 전염을 막는 것이 자궁경부암을 비롯해 다른 질환들을 예방하는 방법이 되겠네요. 또 그 중 두 가지 유형에 의해 자궁경부암이 발생하는 확률이 70%나 된다고 하니, 꼭 접종을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계속 백신 접종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게 되는데요. 그건 그만큼 접종이 중요하다는 거겠죠. 그리고 이번에는 접종 횟수에 대해 알려주세요. 몇 번이나 맞아야 하는지요.

장윤형 기자 > 두 번입니다. 2가 백신은 9~14세 여아에 대한 2회 접종 승인을 받았고요. 4가 백신 역시 9~13세에게 2회 접종하면 되는데요. 현재 국내에 출시된 자궁경부암 백신은 3종이고요. 모두 여성 소아, 청소년을 대상으로 2번만 맞으면 된다는 동일한 예방 접종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니 1차 접종을 한 여성 청소년들은, 반드시 6개월 후에 2차 접종도 받아야 합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네. 문제는 백신 접종에 대한 호응도가 높지 않다는 거겠죠. 장윤형 기자, 앞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현재 접종률이 절반도 안 된다고요?

장윤형 기자 > 네. 자궁경부암 백신 1차 접종 완료자는 2003년생이 43.8%, 2004년생이 35.0%입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사실 수치만 들어서는 접종률이 높은 건지, 낮은 건지 잘 모르겠어요. 한 번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볼게요. 다른 나라는 우리나라보다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률이 더 높은가요?

장윤형 기자 > 선진국과는 확연한 차이가 납니다. 영국과 호주는 접종률이 80~90%에 달하고 있거든요. 물론 우리나라도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으로 지정된 이후 접종률이 높아졌지만, 선진국 수준에는 아직 크게 못 미치는 수치인 겁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네. 그렇게 접종률이 선진국에 비해 낮은 데에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 같아요. 주변에 봐도, 백신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는 분들이 많은데요. 왜 이렇게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많은지 살펴봐야겠죠. 장윤형 기자, 처음 자궁경부암 백신의 부작용에 대한 문제가 나온 곳이 일본이라고 하던데, 자세한 내용 좀 알려주세요.

장윤형 기자 > 네. 2013년, 일본에서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은 여성들이 부작용을 호소하며 처음으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에서는 2010년 자궁경부암 백신을 국가 예방접종으로 지정했고요. 3년 뒤인 2013년 백신 부작용 사태를 맞았는데요. 그 뒤 국민들의 반발이 커지자 일본 후생노동성은 2013년 6월, 일단 자궁경부암 백신을 국가 예방접종에서 제외하기에 이르렀고요. 부작용을 겪었다는 63명의 이 여성들은 2016년 7월, 국가와 제약회사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을 한 일본 여성들이 부작용을 겪었다는 건가요?

장윤형 기자 > 네. 그 여성들은 2010년에서 2013년까지 초, 중, 고 시절 백신을 맞았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 후 원인 불명의 통증과 시각 장애 등의 증상을 호소했고요. 국가와 4가 백신 회사 M사, 2가 백신 회사 G사를 상대로 1인당 약 1억 6000만원의 배상을 요구하는 집단 소송을 걸었습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어떤 약이든 부작용이 없는 약은 없다지만, 자신이 겪은 부작용이 심각했기 때문에 소송을 걸었을 텐데요. 그럼 그 후. 진행은 어떻게 되었나요? 자궁경부암 백신에 대해 현재 일본의 분위기는 어떤지 궁금해요.

장윤형 기자 > 일본의 관련 학술단체 17개는 작년 4월, HPV 백신 접종을 권장하는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성명서 작성에는 일본 산부인과학회, 일본 소아과학회, 호흡기학회, 백신학회, 바이러스학회 등의 학술단체가 참여했는데요. 성명서에서는 일본에서 발생한 이상반응은 접종 건수 대비 극소수의 사례이며, 그마저도 백신과의 관련성이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일본에서는 약 890만 건의 접종이 이뤄졌고 총 2584건의 이상 반응이 보고됐는데, 그 중 대부분은 수일 내에 회복됐거나 병원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이상 반응이었다는 거죠.

이승연 아나운서 > 관련 연구도 이루어졌나요? 나타난 이상반응이 백신과 관련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 그 부작용들은 어떤 이유에서 나타난 증상일까요?

장윤형 기자 > 논란이 일자 유럽의약품청 및 프랑스 보건부에서 HPV 백신에 대해 대규모 재조사를 벌였는데요. 근육 마비나 자가 면역 질환 등의 증상은 백신 접종 때문이 아니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세계보건기구에서도 일본의 이상반응 사태 이후, 국제백신안전성자문위원회의 인유두종 바이러스 백신 안전성 성명서를 발표하고, 국가필수예방접종에 도입하도록 권장했고요. 

이승연 아나운서 > 네. 세계보건기구에서 권장하고 있긴 하지만, 바로 옆 나라 일본에서 그렇게 논란이 일었으니, 우리나라에서도 그 부작용에 대해 말이 많은 것 같은데요. 또 우리나라는 작년에 자궁경부암 백신을 필수예방접종사업에 넣은 반면, 일본은 제외했어요. 백신의 안전성에 대해 국내 입장은 다른 거죠?

장윤형 기자 > 그렇죠. 국내 질병관리본부는 안심하고 접종을 받아도 된다는 입장입니다. 물론 국내에서도 주사 부위 통증, 발열, 두통, 알레르기 등 증상이 가벼운 소수의 부작용 사례가 있었고요. 또 주사를 맞은 뒤 일시적 저혈압으로 잠깐 의식을 잃은 사례도 있었지만 바로 회복됐고, 중증이상반응은 발생하지 않았다는 거죠. 정부 뿐 아니라 국내 대부분의 의학, 보건계 전문가들은 자궁경부암 백신이 안전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네. 그러니까 백신 접종으로 인한 중증 이상반응은 극히 드물고, 자궁경부암 예방 효과가 훨씬 더 크기 때문에 백신을 국가 필수 예방접종사업에 도입한 건데요. 하지만 백신 괴담은 끊이지 않고 있어요. 또 다른 이유가 있을까요?

장윤형 기자 > 자궁경부암 백신에 대한 부작용에 대한 루머는 백신 물질에 대한 불신, 제약사의 과도한 마케팅 및 정책 개입, 정부에 대한 불신 등이 한데 어우러져 있습니다. 또 온라인에서 퍼지는 괴담도 문제인데요. 실제로 SNS 등을 통해, 제약사의 로비로 안 맞아도 되는 백신을 맞는 것이다, 의사는 자신의 자녀에게 절대 백신을 맞히지 않는다. 라는 괴담이 나돌기도 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참조하십시오>

newsroom@kukinews.com

장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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