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딜 캐리 메타가 돌아왔다! 대세로 떠오른 트위치

원딜 캐리 메타가 돌아왔다! 대세로 떠오른 트위치

원딜 캐리 메타가 돌아왔다! 대세로 떠오른 트위치

기사승인 2017-04-26 17:36:55

[쿠키뉴스=윤민섭 기자] 지난 25일 상암 OGN e스타디움에서 2017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 스플릿 승강전 1일차 경기가 열렸다. 진에어 그린윙스·콩두 몬스터·에버8 위너스·CJ엔투스가 롤챔스 진출권을 놓고 혈투를 벌인 결과 진에어와 콩두가 승자전에 진출, 현역 1부 리거의 자존심을 지켰다. 에버8은 패자전 진흙탕 싸움에서 승리를 거두며 마지막 찬스를 얻었고 2경기 모두 패한 CJ엔투스는 오는 서머 시즌도 챌린저스에서 활동하게 됐다.

이날 반가운 챔피언이 얼굴을 비췄다. 한동안 사장되어 보이지 않던 원거리 딜러 챔피언, 트위치였다.

콩두 몬스터의 원거리 딜러 ‘쏠’이 CJ 엔투스와의 경기 2세트에서 트위치를 선택해 소환사의 협곡 온 사방을 누볐다. 급기야 경기 후반부에는 쿼드라 킬까지 달성하면서 적진을 초토화시켰다. 바람술사의 축복 특성을 든 ‘구거’의 나미가 체력 회복 스킬인 ‘밀물 썰물’과 아이템 ‘구원’ ‘솔라리 방패’ 등을 연달아 써서 그를 보좌했다. CJ는 트위치의 일방적인 이니시에이팅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 중요한 세트를 허무하게 내줬다.

이어 펼쳐진 에버와 CJ의 패자전에서는 CJ가 트위치 카드를 꺼내들었다. 승리를 챙기진 못했지만 쉔-룰루라는 지원형 챔피언을 함께 골랐다는 점에서 ‘원딜 하드 캐리’ 전략은 자명했다.

물론 트위치가 롤챔스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스프링 스플릿 결승전에서도 SK텔레콤 T1의 원거리 딜러 ‘뱅’ 배준식이 깜짝 픽으로 꺼내 팀의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페이커’와 ‘울프’가 카르마-룰루-나미를 번갈아 픽하며 배준식에게 힘을 실어줬다.

▲ 트위치는 어떻게 다시 나올 수 있었나

트위치는 왜 다시금 주목 받는 것일까? 이번 2017 스프링 시즌은 후반 캐리형 원거리 딜러 챔피언들에게 춥고 고달팠던 시즌이었다. 비단 트위치 뿐만이 아니었다. 베인(0회), 칼리스타(1회) 등도 종적을 감췄다. 극초반 라인전과 공성전에 장점이 있는 케이틀린이 간간히 등장했고 서포터 룰루가 재조명되면서 ‘단짝’ 코그모가 7회 등장했을 뿐이었다. 출시 이래 쭉 미드 라이너로만 쓰여 온 직스도 14회 픽되고 7회 밴된 것을 고려하면 ‘성골출신’ 원거리 딜러들에겐 굴욕적인 시즌이었다.

캐리형 원딜들은 2016 서머 시즌부터 이즈리얼이나 시비르, 진 같은 다재다능한 챔피언에게 밀리는 추세였다. 이어 지난 롤드컵쯤에 첫 포탑 파괴 시 400골드 추가지급하는 ‘포블패치’가 이뤄지고, 자이라와 미스 포츈 등 견제가 좋은 서포터들이 슬금슬금 등장하자 급기야 그 자취를 아예 감췄다. 때문에 이번 스프링 시즌은 또쉬(또 애쉬)와 또루스(또 바루스)의 시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난 3월 말 7.5 패치에서 캐리형 원딜의 코어 아이템인 ‘몰락한 왕의 검’이 버프를 받으면서 이들도 숨통이 트였다. 흡혈의 낫을 먼저 구매할 수 있게 되면서 부족한 라인 유지력을 보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또 바텀에서 그들을 못살게 굴던 견제형 서포터들이 모두 너프를 받아 견제력이 감소한 것도 영향을 줬다.

▲ ‘쥐도 새도 모르게!’ 돌아온 트위치

SKT T1과 콩두 몬스터가 트위치의 귀환무대를 멋지게 장식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트위치가 한국을 통해 최초 컴백한 것은 아니었다. 다른 대륙 대회에서는 찬밥 대우를 받는 와중에도 간간히 등장했다. ‘몰왕검 패치’ 이후 일부 지역에서는 그 강력함을 인정 받아 밴 카드로도 쓰였다.

‘몰왕검 패치’로 인한 낙수효과를 얻기 전에는 신문물을 가장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유럽 LCS에서도 정규 시즌엔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은 챔프가 트위치였다. 케넨 원딜이 7회, 칼리스타가 6회, 미스포춘이 3회, 심지어 드레이븐과 자타공인 ‘똥챔’ 트리스타나도 각각 2회·1회 등장한 이 미지의 땅에서 트위치는 단 한 번도 선택받지 못했다.

하지만 7.5 패치가 적용되고 포스트시즌에 접어들면서 트위치가 재조명됐다. 프나틱의 원거리 딜러 ‘레클레스’ 마르틴 라르손이 H2K전 1세트에서 애쉬-바루스-루시안을 밴하고 ‘뉴클리어’ 신정현에게 케이틀린을 강제한 뒤 트위치를 골랐다. 이 경기에서 몰왕검-루난의 허리케인-광전사의 군화-얼어붙은 망치-무한의 대검-밴시의 장막이라는 안정감이 돋보이는 아이템 트리를 선택한 ‘레클레스’는 9킬 2데스 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어서 펼쳐진 G2 e스포츠와의 4강전에서도 ‘레클레스’는 트위치 카드를 꺼냈다. 1세트와 2세트 연이어 트위치를 선택한 그는 1승1패를 기록했다. 코어 아이템은 여전히 몰왕검-루난의 허리케인-얼어붙은 망치-무한의 대검이었다. G2는 이후 트위치를 밴했고 3·4위전에서 맞붙은 미스핏츠 역시 밴카드 한장을 트위치에게 투자했다.

북미 LCS 스프링에서는 정규시즌 2회 사용됐으며 모두 ‘몰왕검 패치’가 이뤄지기 전이었다. 7.5 패치 이후 사용된 것은 지난 23일(한국시간) 진행된 3·4위전 4세트에 피닉스원의 원거리 딜러 ‘애로우’ 노동현이 깜짝 카드로 꺼낸 것 뿐이다. 노동현은 이 경기에서 9킬 2데스 10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수훈갑이 됐다.

중국에서는 어땠을까. LPL에서는 총 5번 트위치가 선택됐으며 7.5 패치 이후가 그중 4번이었다. 트위치 스킨의 주인이기도 한 LGD의 ‘임프’ 구승빈이 4회, 아이메이의 ‘진지아오’ 진 샨이 1회 플레이했다. 플레이오프에는 OMG의 ‘에스원엠엘즈(S1mLz)’ 한 진이 지난 20일 꺼냈다가 3킬 2데스 4어시스트를 기록하고 패한 것이 전부다. 하지만 오는 29일 OMG와 WE가 결승에서 맞붙는 만큼 트위치의 중국 내 재등장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있다.

▲ 우리는 답을 찾아낼 것이다. 늘 그랬듯이…

‘뱅’ 배준식은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캐리형 원딜인 트위치를 선택한 것과 관련해 “어떤 메타든, 어떤 원거리 딜러든 간에 다 자신이 있다”면서도 “솔직히 원딜 캐리 메타가 재밌긴 하다. 이속 버프도 받고, 최전방에 서서 딜을 넣으면 짜릿하다”고 밝혔다.

보는 사람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트위치나 코그모, 베인 같은 하드 캐리형 원딜이 나오면 눈이 즐겁다. 화려한 움직임으로 기본공격을 연사해 탱커들을 때려잡는 모습을 보면 쾌감까지 느껴진다. 또한 바루스의 가치가 다소 낮아지고, 탑에 밴 카드를 집중해 탱커 픽이 대세가 되는 현 시점에서 트위치는 분명 매력적인 카드다. 그만큼 최상급 이니시에이팅 능력과 대규모 교전 파괴력을 보유한 원거리 딜러는 흔치 않다. 

하지만 라인 스왑이 사실상 막힌 시점에서 트위치의 상당히 약한 라인전 수행능력과 그에 따라 팀의 서포터가 카르마·룰루·나미·잔나 같은 챔피언으로 고정된다는 점, 여전히 견제형 서포터에게 고전할 수밖에 없다는 점까지 여전히 험난한 산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전 세계 프로 게이머들이 오는 29일 개최되는 MSI나 차기 시즌에 어떤 전략을 짜와 트위치의 캐리력을 극대화시킬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최근 ‘페이커’나 ‘이지훈’ ‘쿠잔’ 등에 의해 재등장한 미드 카르마는 그 단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yoonminseop@kukinews.com

윤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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