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콜레라 감염자 10만명…한국은 안전할까

예멘 콜레라 감염자 10만명…한국은 안전할까

기사승인 2017-06-09 19:08:09

[쿠키뉴스=심유철 기자] 중동 지역에서 콜레라로 인한 인명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도 콜레라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보건기구(WHO)는 8일(현지시각) “지난 4월부터 두 달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예멘에서 10만1820명이 콜레라균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789명으로 집계됐다.

콜레라는 위생관리가 부실한 지역에서 쉽게 발병해 ‘후진국 질병’으로 불린다. 콜레라균은 분변이나 음식, 물 등을 통해 감염된다. 날것이나 덜 익은 해산물이 감염원이 되는 경우도 있다.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지 않으면 사망률이 50%에 달한다. 

지난해 여름, 국내에선 15년 만에 콜레라가 발병했다. 정모(60)씨는 지난해 8월 경남 거제와 통영에 있는 횟집과 시장에서 어패류를 날로 먹은 뒤 복통과 심한 설사 증세를 보였다. 보건 당국은 같은 달 22일 정씨를 ‘혈청형 O1’ 콜레라 감염자로 확진했다. 이후 추가로 발병한 2명의 콜레라 환자도 거제에서 해산물을 먹은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역학조사를 진행한 질병관리본부는 “거제시 장목면 대계항 인근 해수에서 검출된 콜레라균(O1, 엘토르형)의 유전자지문(PFGE)을 분석한 결과, 3명의 콜레라 환자와 97.8%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거제시 측은 “하수처리장이 없는 대계마을의 생활 하수가 바다로 흘러 들어가 오염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콜레라균이 검출된 거제시를 비롯, 남해안 지역의 하수처리시설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다. 거제시의 ‘2016년 하수처리시설 통계 현황’을 살펴보면 시 내 200여 개 마을 중 30곳에만 하수처리시설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콜레라 발병 이후에도 거제시 내 하수처리 시설은 증설되지 않았다. 남해안 해역에 영향을 주는 167개 마을 가운데 45.6%인 76개 마을에만 하수처리 시설이 설치돼 있다. 

거제시청 하수처리과 관계자는 “오는 2020년까지 대계마을 포함, 거제시 전체에 10개의 공공하수 처리시설을 설치계획이 있다”고 설명했다. 거제시 보건소 관계자는 “콜레라 감염 재발을 막기 위해 6월 말부터 정기적으로 해·하수 검사를 할 예정이며 ‘개인위생 관리법’ 홍보를 꾸준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는 미비한 하수처리 시설이 콜레라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진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과 역학조사관은 “콜레라균은 바다에 항상 사는 균이다. 콜레라균이 서식할 수 있는 온도, 수온, 염도 등 조건이 맞는다면 국내에서도 언제든지 발병할 수 있다”며 “하수처리 시설을 거치지 않은 해·하수는 안전하지 않다. 물을 끓이는 것만으로 콜레라균이 살균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tladbcjf@kukinews.com

심유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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