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연진 기자] 문재인 정부가 출범 후 부동산 시장은 이상과열 현상을 보이며 들썩였다. 서울 아파트 값은 최대치를 경신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고, 강남4구는 서울 집값 상위권을 싹쓸이하며 급등을 부추겼다. 여기에 분양권 거래량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아파트 견본주택에는 수만명의 인파가 몰렸다. 이런 과열 양상을 잡기 위해 정부가 6.19 부동산 규제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진원지로 꼽히는 강남 재건축 발 과열양상을 얼마나 잠재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부동산 과열 양상은 강남 재건축에서 시작했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 역시 서울 집값 상승을 견인하는 지역 중 하나로 강남4구를 지목하고 그 원인을 재건축으로 꼽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재건축 예정 아파트가 밀집된 강남4개구가 가격 상승세를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아파트 값은 새 정부 출범 후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강남4구는 서울 아파트값 상위 1~4위를 모두 기록했다. 강동구가 6월 초까지 5.91% 오르면서 서울에서 가장 많이 올랐고 이어 송파구 3.25%, 강남구 2.65%, 서초구 2.4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중에서도 강남4구 아파트 값을 견인한 주요 요인은 강남 재건축이다. 이달 초 재건축 아파트값 주간 상승률은 2.69%로 급등했다.
강남에서 시작된 상승세는 주변 시세를 자극해 서울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5월 마지막 주 서울 아파트 주간 매매가격 변동률은 0.45% 올라 2006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도 크게 늘었다. 5월 아파트 매매 거래는 1만416건으로 전달 대비 2600건 이상 거래가 늘었다. 5월 거래량으로는 2006년 실거래 가격이 발표된 이후 역대 세 번째로 아파트 거래가 많았다.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 역시 처음으로 1000건을 돌파했다. 지난 2007년 분양권 조사를 시작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부동산 이상과열 현상에 대해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과 투자처를 찾지 못한 유동자금이 부동산으로 흘러들어갔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강남은 재건축 사업이 속속 진행되면서 기대감이 높아 투자 수요들이 더 몰렸다.
이에 부동산 업계에서는 정부대책이 과도한 투기 수요를 억제할 수 있지만 이미 급등한 집값 상승세를 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재건축 입주권 제한을 제외하면 부동산시장 과열현상을 만든 진원지로 꼽히는 강남권을 겨냥한 직접적인 대책이 없어 약발이 크게 먹히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또 재건축 아파트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초과이익환수제’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어 투자 수요는 여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내놓은 규제 대책은 생각보다 강도가 약해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며 "일시적으로 시장 과열을 잠재울 수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억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