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서울 분양시장, 정부 대책 상관 없이 'hot'…"정부 규제가 뭔가요?"

[르포] 서울 분양시장, 정부 대책 상관 없이 'hot'…"정부 규제가 뭔가요?"

기사승인 2017-06-24 05:00:00

[쿠키뉴스=이연진 기자] "정부 대책 직후라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지 않았을지 걱정이 많았는데, 오히려 불볕 더위 속에 방문객들이 너무 많이 찾아와 걱정입니다"

정부의 6.19 부동산 대책 후 처음 문을 연 서울 분양현장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핫'했다. 서울 분양시장은 정부의 의도와는 정 반대로 뜨거운 열기를 내뿜고 있었다.

앞서 정부가 6.19 규제 대책을 발표하며, 투기 세력을 강력히 경고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해 분양시장의 흥행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서울 분양시장은 '청약불패, '무풍지대'임을 다시 재증명하고 있었다.

23일 롯데건설은 서울 은평구 수색4구역을 재개발한 'DMC 롯데캐슬 더 퍼스트' 견본주택을 열고 분양에 돌입했다.

이날 견본주택에는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방문객들로 발 디딜틈 없이 붐볐다. 견본주택 밖에는 방문객들로 100m 이상 대기줄이 이어졌다. 입장 후에도 실내 유니트를 관람하기 위해서는 또 장시간 대기해야 했다. 또 1층에 마련된 내집마련신청 접수를 위한 줄도 2층까지 이어지는 풍경이 연출됐다.

견본주택을 찾은 김 모씨(여·50)는 "상암 주변에 거주하는데 이 주변에서 모델하우스를 오픈한다고 해서 보러 왔다"며 "요즘 상암 주변 집값이 많이 올랐고,  수색은 첫 분양이라 앞으로 분양가가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해 청약에 넣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분양 관계자는 "견본주택 문을 열고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 오히려 놀랐다"며 "방문객들은 대부분 실수요자이지만 투자자들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 대부분은 상암, 마포, 은평 등 인근에 거주하는 실수요자가 대부분이였다. 다만 시세 차익을 고려한 투자자 역시 3명 중 1명 정도 차지하고 있었다.

이번 견본주택 현장에서 발견한 특이한 점은 주변에서 흔하게 목격되는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이는 정부의 강력한 단속에 자취를 감춘 것으로 보인다.

견본주택에 수요자들이 몰린 이유를 분석해 보면, 서울은 이번 대책으로 전매제한이 금지됐지만 여전히 신규 주택 공급이 부족하고 수요는 풍부하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또 이 단지는 서울 서북부 마지막 노른자 땅으로 평가받는수색·증산뉴타운 개발을 추진한지 12년만에 처음으로 분양에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여기에 수색역 역세권 단지로 상암DMC업무지구와 가까워 '직주근접' 수요가 많았고, 인접한 상암동 전셋값 수준으로 내집마련이 가능하다는 가격적인 매력도 인기 이유로 분석된다.

이 단지는 전용 39~114㎡ 1192가구 중 454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중도금은 무이자로 적용되며 입주 예정일은 2020년 6월로 향후 약 3년 동안은 매매 거래가 금지된다.

분양 관계자는 "6·19대책이 나온 뒤 처음 분양되는 단지이기 때문에 청약성장이 시장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며 "청약경쟁률은 이전 보다 떨어지겠지만 11.3대책 이후와 비슷한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lyj@kukinews.com

이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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