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의 '다른 생각·과감한 결단' 통했다 … '윌셔 그랜드 센터'

조양호 회장의 '다른 생각·과감한 결단' 통했다 … '윌셔 그랜드 센터'

기사승인 2017-06-24 11:30:59

[쿠키뉴스=이훈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남들과 다른 생각과 과감한 결단이 빛을 발하다.

L.A. 도심의 스카이라인을 바꾸게 된 윌셔 그랜드 센터는 1952년 개관한 스테틀러(Statler) 호텔이 전신이다.

전 미국대통령인 존 F. 케네디와 아이젠하워의 방문으로 L.A.의 아이콘이 된 이 호텔은 1983년부터 힐튼(Hilton) 호텔로 운영되다가 1989년 대한항공에 인수됐다. 이후 옴니(Omni) 호텔이란 이름을 거치면서 글로벌 명품 항공사로서의 대한항공 색채와 수십 년간 축적된 글로벌 체인 호텔의 경영노하우가 더해져 1999년 ‘윌셔 그랜드 호텔(Wilshire Grand Hotel)’이 탄생했다.

윌셔 그랜드 호텔은 1만909㎡(3300평) 부지에 896개의 객실을 갖춘 품격 높은 호텔이었다. 특히 L.A.의 금융, 문화, 예술의 중심부에 위치한 뛰어난 입지와 고품격 서비스를 토대로 국내외 고객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 왔다. 그렇지만 수 차례의 리노베이션을 거친 호텔 내부와는 달리 외관의 현대화 작업이 이뤄지지 않았고 주변 건물에 비해 층수가 낮아 효율적인 공간 활용이 어려웠다.

이 때문에 호텔에 변화를 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이 제기됐다. 하지만 막대한 금액이 들어갈 사업을 쉽사리 결정하기는 어려웠다. 게다가 당시 L.A. 지역 경제 또한 활황세에 있던 것도 아닌 침체기였다.

조 회장도 “모든 사람이 윌셔 그랜드 호텔에 더 이상 투자 하지 말라고 했다”며 “그 동안 윌셔 그랜드 호텔을 4성급 이상으로 변모시키려고 수천만불을 투자했지만 뚜렷한 성과물이 나오지 않는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조 회장은 이를 조금 다르게 생각했다. L.A.는 조 회장에게는 제 2의 고향이나 다름 없었다. 특히 미국의 명문대학 중 하나인 남가주대(USC)에서 경영학 석사를 전공한 터라, L.A. 지역의 인맥도 풍부했다.

게다가 글로벌 항공사의 최고경영자로서 글로벌 시장을 예측할 수 있는 혜안도 갖고 있었다. 이를 토대로 조 회장은 향후 L.A. 지역을 중심으로 컨벤션, 관광 산업 등이 활성화될 것을 미리 예측하고 윌셔 그랜드 호텔을 전면 재개발하기로 결단을 내리게 된다.

윌셔 그랜드 호텔 재개발을 맡은 AC마틴(AC Martin)사(社)에서 6가지 시나리오를 구성했고, 조양호 회장은 윌셔 그랜드 호텔의 개발이 L.A.에 대한 헌신인 동시에, 경기 침체인 당시가 바로 개발의 적기라고 판단해 윌셔 그랜드 호텔 신축 프로젝트를 과감히 추진하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한진그룹은 2009년 4월, 오랜 역사를 간직한 이 유서 깊은 호텔을 로스엔젤레스의 화려한 랜드마크로 재개발하기로 공표하게 됐다. 이후 2년간의 사업승인 기간을 거쳐 마침내 2011년 3월 LA시로부터 사업 인허가를 취득했다.

그렇지만 이 프로젝트는 곧 난항을 겪었다. 45층짜리 호텔 건물과 65층짜리 오피스 건물 두 개로 나눠 재건축한다는 처음의 계획이 경기 침체에 따른 오피스 수요 급감으로 인해 어려움에 봉착한 것이다. 핵심적 가치와 전문성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판단 아래, 두 건물을 하나로 합쳐 오피스를 대폭 줄이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2012년 4월 73층 규모에 900개의 호텔 룸과 40만 스퀘어 피트 규모의 오피스 공간으로 이뤄진 호텔의 디자인을 내놓게 됐다.

23일(현지시간) 조 회장의 과감한 결단의 결과물인 윌셔 그랜드 센터의 개관식이 열렸다. 조 회장은 이날 윌셔 그랜드 센터 개관식에서 법정스님의 말씀을 꺼내며, 윌셔 그랜드 센터의 지속적인 변화에 대한 의지를 천명했다.

조 회장은 “모든 사람들이 윌셔 그랜드 프로젝트가 위치와 디자인에서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하다고 하는데 이에 만족할 수 없다”며 “법정스님께서는 불가에서는 완전이란 없으며 진정한 완전이란 완전한 상태에서 머물지 않는다고 언급하셨고, 또한 완전이란 이미 이뤄진 상태가 아닌 시시각각 새로운 창조라고 말하셨다”라고 말하며 이후에도 시시각각 완전을 위해 변화해 나갈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hoon@kukinews.com

이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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