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이언주, 비정규직에 '미친놈들' 막말…노동에 귀천 있나?

[친절한 쿡기자] 이언주, 비정규직에 '미친놈들' 막말…노동에 귀천 있나?

이언주, 비정규직에 '미친놈들' 막말…노동에 귀천 있나?

기사승인 2017-07-10 17:20:08

[쿠키뉴스=심유철 기자] 이언주(44) 국민의당 원내 수석부대표의 막말이 역풍에 부딪혔습니다.

지난 9일 SBS ‘취재파일’ 보도에 따르면 이 부대표는 학교 비정규직 파업 첫날인 지난달 29일 원내정책회의가 끝난 뒤 회의실 앞 복도에서 파업 노동자를 ‘나쁜 사람들’이라고 지칭했습니다. 또 이 부대표는 다음날 자세한 내용을 취재하려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파업 노동자들을 가리켜 ‘미친놈들’이라고 말했습니다.

한발 더 나아가 이 부대표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업무를 폄하했습니다. 그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업무는 부가가치나 생산성이 높아지는 일이 아니라는 이유로 정규직으로 전환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는데요. 이 부대표는 “솔직히 조리사라는 게 별것 아니다”며 “그 아줌마들, 그냥 동네 아줌마들이다. 옛날 같으면 그냥 조리만 교육해서 일 시키면 되는 것이다. 밥하는 아줌마를 왜 정규직화해야 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이어 “이러한 파업이 계속 되면 우리나라는 공무원과 공공부문 노조원들이 살기 좋은 나라가 된다”는 억지를 부리기도 했죠.  

이 부대표의 발언이 보도되자 여론은 들끓었습니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의 SNS를 통해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존중되어야 한다”면서도 “입법권력자 국회의원이 힘들고 아파서 파업하는 국민에게 막말 비하로 매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이 성명서를 내고 이 부대표의 막말을 ‘민주화된 21세기 대한민국에서 허용되기 힘든 반교육·반노동·반여성적인 폭력’으로 규정했습니다. 이어 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이 부대표에게 “학교 급식실에서 한 시간이라도 일해보라”며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에게 이처럼 비하적인 발언을 한 정치인은 이 부대표가 처음”이라며 즉각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네티즌들도 이 부대표의 발언에 즉각 반발했습니다. 네티즌들은 “우리 엄마가 조리사였다. ‘밥하는 아줌마’가 얼마나 힘들게 일하는 줄 아느냐? 나는 노동자들이 일한 만큼 대우받길 원한다” “국회의원이라는 분이 기본적으로 직업을 존중하는 자세가 안 돼 있다. 이 부대표는 국회의원 하면 안 된다” “노동을 천시하는 게 국회의원이 할 일이냐” “조리원이 저임금에 무시당하며 사는 것이 당연한 나라인가?” 등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 부대표는 앞서 ‘을을 지키는 길’이라는 뜻을 가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모임인 ‘을지로위원회’에서도 활동한 경력도 있습니다. 을지로위원회는 국회가 비정규직 노동자나 중소기업, 자영업자 등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보자는 취지로 지난 2013년 출범한 단체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이 부대표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을 껴안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이 부대표가 막말을 쏟아부은 학교 내 비정규직의 근무 환경은 열악한 상황입니다. 지난달 19일 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현재 학교 내 비정규직의 임금은 정규직 임금의 60% 수준”이라며 “비정규직 임금 차별에 개선이 없고 근속이 쌓일수록 정규직과의 임금격차는 심화됐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들은 학교 회식에서도 제외된다. 정해진 일과 외에도 교장실 청소, 학교 풀 매기 등의 일까지 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국민의당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격차를 해소한다. 양질의 안정된 일자리를 창출하고,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한다” 국민의당 강령·정책 전문에 명시된 내용입니다. 당을 대변하는 자가 당의 정책 기조와 거리가 먼 발언으로 논란이 되는 상황은 분명히 문제가 있습니다. 이는 ‘문준용 제보 조작’ 파문으로 내홍을 겪는 당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은데요.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신하는 대의기관으로서 사회와 국가를 효율적으로 이끌어나가는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국회의원이 노동의 귀천을 따지고, 우선순위를 매기는 발언을 공공연히 하는 것은 불필요한 사회 갈등만 조장할 뿐입니다. 우리 사회 모든 노동의 가치가 인정받기 위해 국회의원의 인식개선과 공감 능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tladbcjf@kukinews.com

심유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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