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수십 마리 기르는 ‘가난한 집사’…동물 학대 논란

고양이 수십 마리 기르는 ‘가난한 집사’…동물 학대 논란

기사승인 2017-07-13 16:09:31

[쿠키뉴스=심유철 기자] 한 유튜브 이용자(유튜버)가 경제적인 이유로 아픈 고양이를 방치하고 사료도 제대로 제공하지 않아 동물 학대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욕먹고 있는 유튜브 고양이 채널’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해당 유튜브 채널을 소개하며 “자신을 ‘가난한 집사’라고 지칭하는 유튜버가 고양이 십여 마리를 기르고 있다”고 운을 띄었다. 이어 그는 “문제는 유튜버 스스로 ‘가난해서 아픈 고양이를 치료하지 못하고 충분한 사료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고양이 생명을 담보로 추천과 구독 버튼을 눌러달라고 광고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유튜버는 지난달 22일 게시물에서 ‘(고양이) 사료사기도 벅찬 살림’이라며 자신의 경제 상황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또 게시물에 “구독과 ‘좋아요’를 많이 해주시면 고양이들에게 좋은 사료를 사줄 수 있습니다”고 게재했다.


작성자는 이 유튜버가 게시한 ’아가들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제목의 영상도 소개했다. 유튜버는 해당 영상 소개 글에서 “고양이들이 감기에 걸려 병원에 갔다. 수의사가 한 마리당 100만원을 내라고 했다”며 “한 마리당 일주일 약값이 10만원이었다. 가정형편상 치료를 못 해줘서 새끼 고양이 10마리가 죽었다”고 회상했다. 유튜버는 이어 “고양이를 교배해서 또 출산하게 할 것”이라며 자신의 꿈이 ‘고양이 왕국’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네티즌들은 해당 유튜버를 향해 비난을 쏟아냈다. 한 네티즌은 “능력이 없으면 키우지 말아라. 사료도 겨우 구입하면서 열 마리가 넘는 고양이를 키우는 것은 동물 학대다”며 “죄 없는 생명만 죽인 꼴”이라고 꾸짖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나중에 당신의 자녀가 아파도 병원비 비싸다고 안 데려갈 것이냐. 능력이 없으면 분양하라”며 “고양이들이 상업적으로 팔려갈 수 있으니 중성화 수술을 시킨 뒤 분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유튜버는 “동물 병원 치료·수술비가 살인적인 비용이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어떠한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있다”면서 “중성화는 잘못된 행동이다. 동물 학대다”라고 반박해 논란을 가중했다.

동물보호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고양이 보호자들이 반려묘가 ‘감기에 걸렸다’고 말하는 많은 경우, 허피스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다. 허피스 바이러스의 정식 명칭은 전염성 비기관지염으로 고양이 간 쉽게 감염된다. 이 관계자는 “고양이는 특성상 여러 마리를 키우면 안 되는 동물”이라며 “한 마리만 바이러스에 걸려도 같은 공간에 있는 고양이가 함께 폐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적인 여유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무리해서 고양이를 기르는 것은 명백한 동물 학대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tladbcjf@kukinews.com

심유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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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유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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