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연진 기자] 올 하반기 대형건설사들이 서울 강남권과 경기 과천 등 노른자 재건축 아파트 분양을 앞둔 가운데 이들 단지의 분양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대림산업, GS건설 등 국내 대형 건설사들은 서초·강남 등에서 분양을 앞두고 있지만 분양가를 공개하지 않은채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림산업은 이달 말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를 분양 할 예정이다. 이번에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분양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인근 시세를 감안할 때 3.3㎡당 5000만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단지 인근에 있는 '갤러리아 포레'는 2008년 분양 당시 분양가가 3.3㎡당 평균 4535만원으로 책정된 바 있다.
삼성물산은 강남구 개포동 개포시영을 재건축 해 짓는 '래미안 강남포레스트'를 8월말 분양한다. 래미안 블레스티지와 래미안 루체하임에 이어 삼성물산이 개포지구에 분양하는 세번째 래미안 단지인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의 분양가는 인근 디에이치 아너힐즈와 비슷한 수준에서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3.3㎡당 최소 4000만원이 넘는 분양가를 책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지난해 3월 삼성물산이 개포주공 2단지를 재건축해 공급한 래미안 블레스티지는 3.3㎡당 평균 3760만원에 분양했다. 이어 지난해 6월 분양한 래미안 루체하임(일원동 현대사원아파트 재건축)은 3.3㎡당 평균 3730만원의 분양가가 책정됐다.
오는 9월 초 GS건설이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6차를 헐고 짓는 '신반포 센트럴자이를' 역시 3.3㎡당 최소 4000만원 선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사실 시장 분위기만 따지면 이들 단지의 고분양가 산정은 문제가 없어 보인다. 정부의 투기 단속과 6·19 대책 등 각종 악재에도 강남 재건축 아파트값이 다시 들썩이고 있고 일부 단지는 종전 최고가를 갈아치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설사들은 정부가 고분양가에 제동을 걸고 부동산규제를 예고한 만큼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분양을 하기 위해서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승인을 받아야만 분양가가 확정된다. 만약 분양한 아파트의 최고 평균 분양가 또는 최고 분양가를 초과하는 경우 분양을 위한 필수 절차인 분양보증을 거부하는 방법으로 고분양가를 차단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건설사들은 지난해 분양한 '디에이치 아너힐즈'(개포주공3단지 재건축)가 HUG의 분양보증에서 세차례나 연거푸 거절당한 전례가 있어 더욱 몸을 사리는 모습이다.
대형 건설업계 관계자는 "사실 하반기 분양하는 사업장들은 워낙 입지가 좋고 비싸도 잘팔리는 지역이기 때문에 큰 우려는 없다"며 "하지만 분양가를 올리려는 조합과 치솟는 분양가를 차단하려는 정부 사이에서 양쪽 눈치를 동시에 보며 분양가를 산정해야 하기 때문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