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영수 기자] “지난 19일 오후 4시 육군 제22사단에서 K일병이 국군수도병원 외진 중 자살했다. 부대가 이미 지난 14일 K일병과의 고충 상담을 통해 피해 사실을 확인했고, 18일엔 ‘배려병사’로 지정해놓고도 가해자들과 분리시키지 않았다.”
육군 제22사단에서 선임병으로부터 가혹행위를 당한 일병이 자살했다고 군 인권센터가 20일 밝혔다.
임태훈 군 인권센터 소장은 이날 서울 마포구 이한열기념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설명하고 “군이 참극을 자초했다”고 주장했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지난 4월 부대로 전입된 K일병은 선임병 여러명의 폭언과 폭행에 시달렸다. 선임병들은 훈련 중 부상으로 앞니가 빠진 K일병에게 “‘강냉이’ 하나 더 뽑히고 싶냐?” “하나 더 뽑히면 부모님이 얼마나 슬퍼하겠냐?” 등의 폭언을 일삼았다.
이들은 또 불침번 근무 도중 K일병의 목을 만지고 얼굴을 밀착한 뒤 “왜 대답을 하지 않느냐”며 희롱했다. 이런 사실은 K일병이 수첩에 남긴 메모를 통해 알려졌다.
군인권센터는 “K일병이 사망 당일인 19일 국군수도병원에 치과 외진을 갔는데 인솔한 간부도 없었다. 특별한 보호와 관찰이 필요한 상황에서 부대가 직무를 유기했다”며 “가해자를 즉각 구속하고 육군 제22사단장과 대대장을 보직 해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이 유족을 상대로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군인권센터는 “군이 유족들에게 사건 초기 브리핑을 하면서 부대 관리 책임을 ‘실수’라고 설명했다”며 “유족들이 K일병의 유서와 수첩을 요구했지만 군은 수사자료라며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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