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제 압박 심했나… 강남재건축 분양가 인하 논의 中

분양가상한제 압박 심했나… 강남재건축 분양가 인하 논의 中

기사승인 2017-08-09 08:40:49

[쿠키뉴스=이연진 기자] 당장 분양을 앞둔 서울 강남권 재건축의 분양가 상승에 제동이 걸렸다. 정부가 이르면 10월부터 민간택지에 대해 '분양가상한제'를 도입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분양가상한제는 분양가격을 합리적으로 결정하기 위해 택지비와 건축비 등에 건설사들의 적정이윤을 보태 분양가를 결정하는 제도를 말한다.

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분양가상한제 도입 가능성을 시사하자마자 8월말 분양을 앞둔 단지들이 분양가를 당초 계획보다 인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 강남구 개포시영(래미안 강남 포레스트)와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6차(센트럴자이) 등 강남 재건축 단지들의 시공사와 조합은 일정대로 분양을 이어간다는 계획이지만, 7~8% 정도 분양가를 낮추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삼성물산의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는 일반 분양가를 전용 3.3㎡당 4500만∼4600만원에서 4200만∼4300만원으로 300만원 정도 낮추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GS건설 센트럴자이도 분양가를 두고 조합원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정부가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카드로 강하게 압박하자 강남 재건축 단지들이 자발적으로 분양가 인하를 결정하는 모습이다. 고분양가 논란을 피해 분양가 상한제 도입에 따른 피해를 사전에 막아보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이들이 두려워 하는 점은 특정 단지의 분양가가 높게 책정되면 구 전체가 분양가 상한제 지역으로 묶여 가격 책정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분양가 상한제가 도입되면 분양가를 결정 짓는 과정이 복잡할 뿐만 아니라 분양가 측정 기준도 까다로워진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는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분양가심사위원회의 심의를 받아 분양가를 책정해야 한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분양을 앞둔 단지들이 분양가 상한제가 도입될 가능성이 커지자 분양가를 낮추는 방안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다"며 "조합입장에서는 정부의 눈치도 봐야 하지만 분양가를 예상보다 낮추면 조합원들의 추가분담금이 높아지기 때문에 고민의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는 이르면 9월경에 분양가상한제 적용조건을 기존보다 완화하기 위해 주택법 시행령을 개정하고 이르면 10월 중 시행할 방침이다.

lyj@kukinews.com

이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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