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연진 기자] 서울 분양시장이 비수기인 여름 휴가를 끝내고 본격적인 가을 성수기에 돌입할 채비에 들어갔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8.2부동산 대책으로 주택시장이 관망세로 접어든 만큼 건설사들의 분양 일정 연기가 불가피 할 전망이다.
1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하반기(8~12월) 서울에서 분양 예정인 물량은 32개 단지, 3만5000여 가구로 조사됐다.
하지만 건설사들이 분양을 앞두고 급하게 분양 일정 조율에 나서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주택시장 열기가 식으면서 일정을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히 이달 분양 할 예정이었던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6차와 강남구 개포동 개포시영 재건축 단지들이 잇따라 청약 일정을 연기했다. 이들 단지는 주택경기가 급랭하자 분양가 조정, 청약경쟁률 하락 등을 우려해 눈치 보기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물산이 시공하는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강남포레스트(2296가구) 분양 일정도 당초 8월에서 9월로 늦춰졌다. 당초 이달 25일 견본주택을 오픈할 계획이었지만 조합과 협의지연으로 9월 중순께로 연기됐다. 일부 조합원은 규제로 추가분담금 중도금 대출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0% 범위에서 가능해져 자금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반기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신반포 센트럴자이(신반포6차)'는 일반분양을 다음달로 연기했다. 이달 말 견본주택을 열고 분양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시기를 내달 초로 미뤘다.
현대건설은 북아현뉴타운 1-1구역(총 1226가구)을 10월에 분양할 예정이었지만 아직 최종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10월 분양예정이던 동대문구 청량리4구역이 12월께로 연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검찰이 지난 7월 청량리 4구역 재개발 사업추진위원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강남구 청담삼익과 경기도 과천주공 2단지도 일정 지연으로 올해를 넘겨 내년께 분양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원래 통상적으로 이 시기에 가을 성수기 준비로 바쁘지만, 올해는 8.2 대책으로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며 "특히 서울에는 재건축 분양이 많아 조합과 조율할 부분이 많기 때문에 일정이 미뤄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