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서울 e스타디움 윤민섭 기자] “바닥을 한 번 맛봤다. 헤어나오는 방법을 터득했으니 우승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삼성 최우범 감독이 2년 연속 롤드컵에 진출한 소감을 밝혔다.
삼성 갤럭시는 2일 서울 상암 e스타디움에서 펼쳐진 kt 롤스터와의 2017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한국대표팀 선발 3차전을 세트 스코어 3대0 승리로 마쳤다.
롤드컵 진출을 확정 지은 뒤 기자실을 찾은 최 감독은 “정말 기쁘다”고 말문을 열었다.
최 감독은 정규 시즌 말미부터 시작된 슬럼프와 관련해 “기회가 많았는데 선수들이 열심히 하지 않았다. 그게 경기력으로 드러나더라. 스크림에서 자주 지기도 했었다”고 밝혔다.
그는 “SK 텔레콤 T1과의 플레이오프전을 지고 나서는 다시 새벽 4~5시까지 열심히 연습했다. 원래 그렇게 했던 선수들인데 1등을 유지하던 순간부터 안 하기 시작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다시 열심히 하니까 스크림 성적이 올라왔다. 피드백도 실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바꿨다. 그게 되게 중요했고, 롤드컵에 갈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 감독은 후보 선수들에게도 공을 돌렸다. 그는 “서브 선수들도 주전 선수들이 자극받을 만큼의 실력이 된다”면서 선수 간 경쟁이 경기력 향상의 원천이었음을 강조했다.
최 감독은 대표 선발전 일정 중 아프리카전 3세트가 가장 중요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리카전은 1세트를 졌음에도 우리 경기력이 더 좋다고 생각했다”면서 “3세트를 이기면 아프리카를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얘기했다.
롤드컵에 함께 갈 식스맨으로 누굴 고려하고 있는지 묻자 최 감독은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면서 “인터뷰를 통해서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스프링 때는 ‘앰비션’ 강찬용의 폼이 안 좋았지만 ‘하루’ 강민승이 잘해줬다. 올 시즌 마지막 바텀 듀오의 컨디션이 안 좋았을 때는 ‘스치티’ 이승주와 ‘레이스’ 권지민이 스크림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때문에 다른 선수들도 자극을 받았고, 경쟁하면서 발전할 수 있었다. 주전이 보장되면 선수가 안주하게 된다. 서브 선수들의 기량이 올라와 그런 걸 없애준 게 큰 것 같다”고 덧붙였다.
‘천적’이라 평가받던 kt 롤스터에 3대0 완승을 거둔 것과 관련해서는 “최근 선수들이 한 게임 이후 깨달음을 얻었다”며 “그 게임 피드백 후 경기력이 좋아졌다. 자신들이 뭘 잘못하고 있었는지 알게 되더라”라고 밝혔다.
최 감독은 “kt전은 원래 저희가 지는 게 당연한 거다. 작년에는 상대전적이 0대19였다. 마음 편하게 임한 게 주효했던 것 같다”며 “최근 선수들 컨디션이 좋았다. 아프리카에 역전승을 거두면서 자신감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최 감독은 이번 롤드컵에서 우승을 노리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작년에 준우승을 거뒀다. 선수들이 딱 지금처럼만 해줬면 좋겠다. 스스로 연습한다면 작년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 생각한다”며 “이번 시즌 롤드컵에는 진출했지만 시즌 중후반과 플레이오프 때 실력이 바닥을 찍었다. 바닥을 한 번 맛봤고, 헤어 나오는 방법을 터득했으니 열심히 하면 우승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최 감독은 끝으로 선수단과 코칭 스태프를 독려하고 게임단 사무국에 감사를 전했다. 그는 “게임단에서 우승하라고 소고기를 사주셨다. 선수들이 먹고 힘을 낸 것 같아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올 시즌 행운을 얻어 롤드컵에 가게 됐다. 선수들이 초심을 잃지 말고 지금처럼만 해서 롤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힘들 때 팬분들께서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 감사드린다. 사무국에서도 부족한 것 없이 챙겨주셔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롤드컵 가서도 열심히 해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전했다.
yoonminseop@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