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분양원가 공개 안하나 vs 못하나…논의 '급물살'

건설사, 분양원가 공개 안하나 vs 못하나…논의 '급물살'

기사승인 2017-09-12 05:00:00


정부가 오는 10월부터 분양가 상한제 부활을 예고한 가운데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에서 아파트 분양원가를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건설사들은 건설원가 공개 압박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분양가상한제가 오는 10월 2년 6개월 만에 부활이 예고되면서 정치권에서는 아파트 분양원가 제도화에 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 역시 "공공주택의 분양원가 공개를 적극 도입하고 민간에 대해서도 탄력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말한바 있다. 

분양원가 공개제도는 건설사가 아파트를 분양할 때 산정한 공사원가 세부 항목을 모두 공개하는 제도다. 현재 원가공개가 적용되지 않는 주택의 입주자모집공고에는 택지비와 건축비만 나와 있어 소비자들은 해당 아파트의 건설 원가가 얼마인지 알기 어렵다. 민간택지에 대해서는 2015년 4월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되면서 분양원가를 공개하지 않도록 변경됐기 때문이다. 

앞서 2006년 9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공공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를 선언하자 제도화할 수밖에 없었다. 2007년 2월 주택법 개정을 통해 61개 항목의 분양원가를 공개했다.

그러나 2012년 3월 이명박정부가 12개로 공개 항목을 축소했고 2014년 박근혜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하면서 민간주택의 분양원가 공개는 사라졌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2012년 법 개정으로 이 항목이 12개로 축소된 이후 공공주택의 분양가도 상승했다. 실제 분양원가 공개항목을 축소한 이후 공공주택 분양가격이 서울은 3.3㎡당 52.6%, 경기도는 49.4% 상승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은 2007~2011년 평균 978만원하던 분양가격이 2013~2017년엔 1492만원으로 뛰었다. 같은 기간 경기도 역시 855만원에서 1277만원(2015~2017년)으로 상승했다. 

건설사들은 분양가 상한제와 분양원가 공개 제도화에 난감한 입장을 표하고 있다. 정부가 분양가상한제 부활을 예고하면서 계획된 분양가를 낮춰야 하는데 건설 원가를 모두 공개해야 하는 것은 시장 논리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통상 재화의 원가는 영업비밀에 해당하고, 가격은 수요·공급 원칙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시장 논리에 맞다는 것이다.

건설업체 관계자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그동안 공개 하지 않았던 건설원가를 공개하라는 것은 상당히 큰 부담"이라며 "분양사업도 수익성을 창출하기 위한 사업인데 수익을 내지 못한다면 분양물량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분양가 상승 인상이라는 역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연진 기자 lyj@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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