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초강력 8.2부동산 대책을 내놓은지 채 두달이 되지 않은 가운데 서울 강남 재건축 시장이 상승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울 집값은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고 주요 규제지역인 서울, 대구, 부산 등 분양시장은 수백대일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8.2대책 이후 잠잠하던 서울 아파트값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상승폭이 확대됐다. 22일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0.06% 오르며 지난주(0.04%)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구별로는 마포구가 0.24%로 가장 많이 올랐고 광진(0.13%)·중구(0.13%)·성북(0.12%)·송파(0.11%)·동작(0.10%)·강동구(0.09%) 순으로 상승했다.
부동산시장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강남 재건축 시장은 부동산 규제 발표 직후 잠시 숨죽이는가 싶더니 최근에 열기가 조금씩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청약에서 기록적인 경쟁률로 1순위 마감 행진을 이어가고 재건축을 앞두고 있는 단지는 올해 최고가에 거래되면서 '강남불패론'이 다시 떠오르는 분위기다.
실제 22일 기준 재건축 아파트값은 0.07% 올라 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 송파구의 '재건축 최대어'인 잠실동 주공5단지 76㎡(이하 전용면적)가 최근 16억원에 거래돼 500만∼1000만원 상승했다.
집주인들은 내달 발표될 가계부채대책 등 추가 대책을 기다리며 매도 결정을 미루고 있고, 매수자들도 관망하면서 거래는 많지 않지만 재건축·청약시장의 호재 등으로 호가를 올리는 단지들이 늘었다.
잠실 인근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금 강남 재건축 시장은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기대한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고, 호가도 오르는 분위기"라며 "앞으로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는 많지만, 자칫 상승 여력이 커지면 정부가 또 다른 규제를 할까 무서워 눈치만 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은 아무리 정부가 규제를 해도 대기수요자가 여전히 많다"며 "지금 또다시 강남 집값이 반등하는 분위기지만, 내달 가계부채 종합대책과 주거복지 로드맵 발표 이전까지는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 뿐 아니라 부산, 대구 등 분양시장 열기도 뜨겁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1순위 청약을 받은 부산 강서구에서 공급된 아파트 1순위 청약에 역대 최다인 23만 명 가까이 몰렸다. 부산 강서구 '명지더샵퍼스트월드' 아파트는 일반분양 1648가구 모집에 22만9734명이 신청해 평균 139.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구는 북구에 공급된 '오페라트루엘시민의숲' 아파트에 올 들어 가장 많은 청약통장이 들어왔다. 총 230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4만5692명이 청약해 198.7 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33가구 모집에 1만7601명이 몰린 전용 84㎡A(533.4 대 1)였다.
광주에선 이번주 공급에 나선 3개 단지가 모두 1순위에서 마감됐다. 광산구 '신창유탑유블레스리버뷰'(평균 13.6 대 1), 서구 '상무지구영무예다음'(평균 8.5 대 1) 등의 경쟁률도 마감됐다.
이연진 기자 lyj@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