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토지를 분양하고도 못 받은 돈이 2조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한국당 김재원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LH는 211개 사업지구, 3100개 업체와 개인으로부터 총 2조960억원의 택지분양대금을 받지 못했다.
연체자 중 37%인 2434개 업체는 1년 이상 연체했으며 이들이 연체한 금액은 6880억원으로 나타났다. 3년 이상 장기간 갚지 않은 불량 업체도 923개, 연체금액만 3388억원이었다.
특히 LH 인천지역본부의 경우 2004년 기업토지 4개 필지는 민간건설사인 인송도시개발에 263억 원에 판매했지만 13년이 지난 지금까지 계약금을 제외한 택지분양대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장기간 대금을 연체했음에도 계약해지는 어려운 상황이다. LH가 인송도시개발과 사전건축허가를 받은 이후 소유권을 이전한다는 조건부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법원도 지방자치단체의 인허가 지연으로 인한 잔금 납부 지연은 해약 사유가 되질 않는다며 업체의 손을 들었다. 이로 인해 LH는 할부이자 177억원 등 총 440억원을 회수할 수 없게 됐다.
김재원 의원은 "막대한 부채를 떠안고 있는 LH가 분양대금조차 제대로 회수하지 못해 공사 재정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며 "장기연체로 계약정상화 가능성이 낮고 해약제한이 없는 토지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연진 기자 lyj@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