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이 직원들을 위해 마련된 사택에 157억여원을 들여 호화 골프연습장을 5개나 운영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신고리 원전 5·6호기 부대공사비용으로 건립된 골프장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정훈 의원에 따르면 한수원은 사택 내 4376㎡ 면적에 5개의 골프연습장을 운영하고 있다.
울산에 위치한 새울원자력본부의 해오름골프연습장 건립에는 78억4000여만원이 투입됐고, 월성원자력본부의 월성사택에는 32억8000여만원, 한울원자력본부의 나곡사택에는 32억6700여만원, 한빛원전본부 및 한빛사택에는 10억여원, 무주 양수발전소의 무주양수골프연습장에는 3억5000여만원이 쓰인 것이 밝혀졌다.
김 의원은 “가장 규모가 큰 새울원자력본부의 해오름골프연습장 건립 예산 비용명세를 보면 신고리 5·6호기의 부대공사비용으로 건립된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신고리 원전 5·6호기의 공정률은 28.8%였는데도 78억4000여만 원짜리 골프연습장부터 건설한 셈이다.
여기에 더해 한수원은 골프연습장 이용으로 발생하는 전기요금까지도 모두 본부에서 지원하고 있었다. 한울원전본부 나곡사택 골프연습장에 지원된 전기요금은 2012년부터 4년간 1억4000여만원에 달했다.
게다가 골프연습장은 운영도 허술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골프연습장은 이용할 때 인적사항도 확인하지 않고 별도의 관리 명부도 없이 운영돼 직원들이 업무 중에 골프를 치는지조차 확인할 수 없는 실정이다.
김 의원은 “한수원이 골프장 건립 사유를 직원 복지 향상을 통해 안정적인 전력공급에 기여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는데, 아침부터 밤까지 관리자도 없이 수시로 골프를 치는 것이 안정적인 전력공급인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용횟수와 시간을 제한하고 출입 시 인적사항과 이용시간이 파악되도록 관련 내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혜 기자 hey33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