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경주엑스포 기획] 1. 문화+경제… 새로운 국제행사 개념 제시

[호찌민-경주엑스포 기획] 1. 문화+경제… 새로운 국제행사 개념 제시

기사승인 2017-12-04 16:06:34

- 수교 25주년 한국·베트남, 지방 주도로 지속적 동행 관계 구축
- 새로운 문화 네트워크 형성… 미술, 영화계 등 인적교류 교두보 마련

경주세계문화엑스포의 세 번째 글로벌 여정인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7’이 12월 3일 저녁 7시(한국시간 저녁 9시) 23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경상북도와 경주시, 호찌민시가 주최하고, ‘호찌민-경주엑스포’ 공동조직위원회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지난 11일 개막해 베트남 호찌민시를 한국과 경북·경주로 물들였다.

공식행사, 공연, 전시, 영상, 체험, 이벤트 등 8개 분야, 43개 프로그램이 펼쳐지며 수교 25주년을 맞은 양국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아시아가 소통하는 장을 마련했다.

전 세계 30개국, 8000여명의 문화예술인들이 참여했으며, 폐막일까지 누적 관람객수 385만명을 넘기며 명실상부 세계인이 함께한 문화축제로 기록됐다.

무엇보다 문화와 경제가 함께 가는 길을 제시하며 국제교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번 엑스포가 남긴 것과 주요성과, 향후계획 등을 알아본다.  <편집자 주>

 

이번 ‘호찌민-경주엑스포’는 기존의 행사와 차별화된 특징을 갖고 있다.

첫째, 한국의 문화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과 베트남 양국이 함께 만든 축제라는 점이다. ‘한-베 미술교류전’, ‘한-베 패션쇼’, ‘한-베 음악의 밤’, ‘한-베 영화제’, ‘한-베 무술시범공연’, 한국과 베트남의 공연단이 함께 한 ‘바다소리길’ 등 양국 제작진과 출연진들이 함께 준비하고 완성한 행사가 다양하게 진행됐다.

호찌민시 문화국 옌(Yen·34) 주무관은 “오랜 기간 ‘호찌민-경주엑스포’를 위해 한국과 베트남이 함께하는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면서 힘도 들었지만 서로 돈독한 신뢰관계를 쌓게 되었다”며 “행사 후에도 두 지역 간의 교류가 계속되고 우정관계가 지속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기존 경주세계문화엑스포와의 차별화
둘째, 한국의 3대 교역국으로 급부상한 베트남에서 개최된 ‘호찌민-경주엑스포’는 문화를 바탕으로 경제교류를 이끄는 새로운 개념의 국가 간 행사였다. 경북도는 문화와 경제가 결합된 ‘경제엑스포’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엑스포 연계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를 위해 한류우수상품전, K-바자르 상설전시 홍보관, 한-베 경제인 교류 간담회, 한-베 글로벌 비즈니스 컨퍼런스, 한-베 수출상담회 등 다양한 통상활동을 집중적으로 전개해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기존의 문화엑스포와는 가장 차별화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베트남을 비롯한 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들과의 외교적·경제적 교류확대라는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 구상과도 궤를 같이 한다는 점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모범적인 협업사례로 기록될 만 하다는 평가다.

그동안 경제 중심으로 이어져온 양국의 관계를 문화라는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를 통해 소통하는 행사를 열고, 이것이 다시 경제적 효과를 생산해내는 선순환 구조를 창출해낸 것이다.

아울러 한국관광공사, 한국콘텐츠진흥원, 서울예술의 전당, 국립극장,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등 여러 중앙기관의 참여로 중앙과 지방이 해외에서 협력하는 모습을 선보이기도 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한-베 우정콘서트’, 서울예술의전당의 명품공연 영상상영, 한국관광공사 홍보관 운영을 통한 ‘평창동계올림픽’ 홍보, 국립무용단의 ‘묵향’,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의 전통공연 등 한국을 대표하는 수준 높은 콘텐츠들을 방문객들에게 선보였다.

호찌민시 9.23공원 내 한국관광공사 홍보관은 행사 전 기간 동안 운영되며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을 알려 큰 호응을 얻었다. 스포츠와 문화라는 연계성을 가지고, 두 국가대표 문화체육행사가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 것이다.

 

 

또 교육부 글로벌 현장학습에 참여한 경주지역 고교생들이 엑스포 행사장에서 문화체험과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등 지역인재 육성과 해외일자리 창출에 경주엑스포와 학교가 함께 참여하는 모범사례를 남겼다는 점도 큰 성과다.

특히 ‘호찌민-경주엑스포’를 통해 새로운 문화교류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행사 개막일인 11일부터 호찌민 시립미술관에서 열린 ‘한-베 미술교류전’의 경우 한국과 베트남 작가의 작품만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경북미술협회와 호찌민미술협회 간 별도의 미술교류전을 개최해 양국의 작가들이 서로 소통하고 지속적 교류를 논의했다.

지난달 17~22일까지 호찌민 비텍스코 (BITEXCO) 타워 영화관에서 열린 ‘한-베 영화제’는 한국과 베트남의 현역 제작진부터 미래 영화인까지 소통하는 장이 됐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양국의 영화들을 상영하고, 영화인들 간 대화와 교류의 시간도 가졌다.

이와 함께 한국 영화감독들이 멘토가 돼 베트남의 미래 영화인들에게 영화제작을 강의하고 직접 촬영·편집까지 진행한 ‘스마트폰 영화제작 워크숍’은 2박3일 동안 함께 공부하고, 함께 생활하며 서로를 깊게 이해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마지막으로 이번 엑스포는 한-베 관계에 있어 평화의 디딤돌을 놓았다. 베트남 다낭에서 APEC 정상회의를 마친 문재인 대통령은 필리핀 세안 정상회의 참석으로 인해 ‘호찌민-경주엑스포’ 개막식에 참석하지 못한 아쉬움을 담아 행사축하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베트남에 ‘마음의 빚’을 지고 있다”라며 “그렇지만 이제 베트남과 한국은 서로에게 가장 중요한 경제 파트너이자 친구가 됐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천명한 신남방정책의 핵심이 단순한 교역확대보다는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베트남을 포함한 아세안 국가와 국민을 동반자로 여겨야 한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었다. ‘호찌민-경주엑스포’의 개막식은 베트남 HTV를 통해 생중계됨으로써 베트남 국민들에게 이를 깊이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동우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사무총장은 “이번 ‘호찌민-경주엑스포’는 한쪽의 문화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만드는 축제, 문화와 경제가 함께하는 새로운 개념의 국제교류 행사, 양국 문화예술인력 교류의 교두보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안동=김희정 기자 shin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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